상하이방

중국이 올 연말 제정을 목표로 근로계약법 초안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결과 미국과 유럽 상공단체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될 이 법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근로계약법을 제정하기 앞서 지난 3월21일부터 한달간 초안에 대한 여론수렴 작업을 거쳤다.

상무위에 제출된 19만1천여건의 건의와 의견 가운데 절대다수가 노동자들이 낸 것이었지만 다국적 기업을 포함한 외자기업들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EU 상공회의소는 11건의 의견과 건의를 제출했고 상하이 미국상공회의소도 42개항의 건의서를 냈다. 두 단체의 입장은 매우 강경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12일 전했다. EU상의는 건의서에서 "초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중국 사회의 안정과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상하이에서 열린 근로계약법 초안 토론회에서는 외자기업과 노동자단체 간에 격돌이 있었다. 상하이 지역 54개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다국적기업인력자원협회는 "초안 대로 법률이 시행되면 우리는 자본을 철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고 이에 대해 중화전국총공회측은 "이는 외국기업이 자본 투자를 조건으로 낮은 임금수준을 유지하도록 협박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초안 내용을 두고 상하이 지역노동 전문가들의 논방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상하이 진출 한국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보호해야 될 한국상회(한국인회)는 초안 의견수렴과 관련, 별다른 의견 및 건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미국상공회의소와 EU상공회의소의 행보에 비추어볼 때 일말의 아쉬움을 남겼다. 전인대 상무위는 오는 8월 한차례 더 의견수렴을 한 뒤 올 연말 법률을 확장해 공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