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하이톤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 교수의 ‘중국시장 개척 및 경영지원 세미나’ 초청 강연에 참석했다. 강연이 시작하기 전에는 상해 한인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경영전략이 설명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강연 내용은 예상했던 바와는 달랐다.
전 교수는 단기적 경영전략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중국 경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중국의 모습과는 달리 중국은 역사적으로 경제 초강대국임을 주장했다. 1400년대 이르러서는 세계경제 지분의 33%를 차지하는 등 문화혁명 시기를 제외하고서는 중국이 항상 세계 경제의 패권을 주도했음을 말했다. 또한 7대 신 성장 산업 육성 계획과 포용성장을 바탕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국경제 성장에 앞서 우리나라 미래의 인재가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할지 제안했다.
여러 면에 있어서 전 교수의 강연은 큰 자극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 대한 생각이 변했다. 어렸을 때부터 중국이 미국경제를 뛰어넘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럼에도 상하이 유학생활을 하면서 엉망진창인 교통질서나 동네마다 짝퉁시장이 널려 있는 것을 보면 조금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중국의 표면적 모습만을 기준으로 평가함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당장은 개발이 덜 되고 초라해 보여도 중국이 언제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우리나라보다 덜 개발 됐을지라도 중국 경제 발전의 중심인 상하이에 살면서 좀 더 겸손하고 중국을 배우고자 하는 자세의 필요성을 다시금 명심하게 됐다.
나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조직경영학을 공부하여 조직과 기업의 인력을 관리하는 인사경영자가 되고 싶었지만 정확히 어느 분야 쪽에서 세부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계획이 부족했다. 그러나 강연 내용을 통해서 확실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전 교수는 “앞으로 적어도 금융학의 지식을 갖춘 4 만 명의 한국 금융 analyst가 필요할 것”, “중국 무대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글로벌한 해외인력관리 전문가가 필요할 것”을 당부했다. 이를 들으면서 중국 상하이 금융계라는 블루오션에서 세계 각지에서 파견된 금융 전문가들의 효과적인 협동과 철저한 관리를 이끄는 글로벌한 인사관리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적을 다짐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현재 상하이에서의 생활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의 생활이 평소에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상하이에서 보내는 1분 1초가 훗날 중국에 진출할 때 큰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몸소 배웠다. 비록 영어권 국가와 같은 영어 환경에서의 수업이 어려울 지라도 미래 내가 활약할 무대로 결심한 중국을 알아가고 직접 체험했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느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많은 직장인 어르신들이 참석한 세미나를 듣는 것은 처음이라 강연이 시작하기 전에는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전병서 교수의 중국 경제에 대한 강연은 경영 분야에서의 새로운 목표를 갖고 세상을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였다. 비록 직접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필자에게 새로운 동기와 열정을 심어주신 전병서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연호(상해한국학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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