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의 한 30대 남자가 기밀에 속하는 군사시설 사진을 지속적으로 각종 군사전문 웹사이트에 올리다가 대만 첩보원에게 포섭돼 간첩행위를 한 죄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고 중국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쓰촨(四川)성의 모(某) 인민법원이 지난해 1월 평면광고 디자이너 리융(李勇.가명.31)에게 간첩죄를 적용, 12년의 유기징역형과 함께 정치권리 박탈 3년, 재산몰수 1만위안(약 118만원)을 선고했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이 뒤늦게 "쓰촨에서 간첩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이 사건 내용을 보도한 것은 최근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인터넷 이용자 증가와 이에 따른 민감 정보 유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리융은 평면광고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갖고 사진 촬영과 컴퓨터 네트워크 관리 등의 일을 하면서 중국의 군사시설과 군사공업제품 생산 기업 등을 불법으로 촬영해 여러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 등에 올렸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군사문제에 깊은 흥미를 느껴 지속적으로 중국의 군사동향과 군사공업기술 발전 등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여러 군사전문 사이트의 게시판에 오르는 이른바 '오리지널' 문장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어느 날, 자칭 '군사애호가'라는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군사관련 사진을 보내주면 더 좋은 장비와 경비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하자 리융은 이를 승낙, 바로 그동안 촬영했던 수백장의 군사 사진을 넘겨주었다.
리융은 사진 외에 있던 중국 신형무기 연구.개발 상황 등의 다량의 자료까지 보낸 후 당초 약속한 돈을 받았고 예의 '군사애호가'는 곧 본색을 드러내 자신이 대만정보기관을 위해 일하는 사람임을 알리고 그에게 각종 정보 수집을 지시했다.
중국 언론은 리융이 결국 이 사람의 말을 듣기로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서 "국가 및 군사 안전에 관한 정보를 대만 정보기관에 넘겨주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국가안전기관은 리융의 이같은 행적에 의문을 품고 극비리에 조사를 진행해 간첩활동의 증거를 확보한 후 2004년 6월 그를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