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에게 우지앙루(吴江路)는 다소 낯선 거리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에게 우지앙루는 우리나라의 홍대 입구와 같은 존재이다. 만족스런 식사와 함께 얼마든지 난징시루(南京西路) 쪽으로 쇼핑 하러 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2호선 난징시루 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로 나오면 평소에 자주 볼 수 없었던 각종 음식점들과 패스트푸드 점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우지앙루의 가장 큰 장점이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것이라지만, 곳곳에 식욕을 자극 하는 간판들이 빽빽이 늘어서 있기에 정작 어느 곳부터 들어갈지, 어떤 것부터 먼저 맛 볼지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다. 실제로 우지앙루는 입구부터 출구까지 걸어서 2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다.
하지만 그 짧은 거리에 수백 가지의 음식점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람들 저마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무엇을 맛 볼지 고민 하고, 각 식당마다 종업원이 나와서 메뉴 판을 가리키며 자신의 가게로 오라고 홍보를 한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은 훌 쩍 넘고,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만족스럽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거리가 바로 우지앙루이다.
우지앙루는 국경이 없었다. 중국인들뿐 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삼삼오오 카페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는 광경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일본 라면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 안에서 다정하게 밥을 먹는 외국인 부부도 볼 수 있었다. 도넛 가게에서는 이곳이 중국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언어가 들리기도 했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르는 귀여운 한국인 아이도 있었다. 조금만 걸어가도 색다른 맛이 기다리는 곳이기에 우지앙루는 국적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거리였다.
거리 취재를 하러 돌아다니면서 배가 엄청 불렀다. 점심식사부터 디저트까지 마치 음식천국에 온 듯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맛을 체험해 보려 노력했다. 중국인들에게 小吃的街(간식의 거리) 라 불려지는 만큼 우지앙루는 실제로 대단했고, 취재하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말 그대로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보는 일을 도락으로 삼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우지앙루이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들과 또는 친구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우지앙루가 적합하지 않을 까 생각을 해 본다.
▷고등부학생기자 최지인 (상해중학 11)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