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참 그리운 말이다. 무조건 믿어주고 신뢰를 주는 이름 친정엄마처럼 그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거기서 거기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친정엄마차이를 먹어보시라. 집에서 엄마가 차려주는 ‘집 밥’의 맛이다.
친정엄마菜는 지영구 사장 내외가 “가진 것을 나누면서 소일거리도 하자’고 해서 시작했다. 상하이에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딸 내외 집에 놀러 왔다가 상하이에서 뭔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는 생각으로 상하이에 정착하게 되었다.
“움직이며 일을 한다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 여러 가지를 생각했으나 우리 힘에 맞춰서 일 할 수 있고큰 돈 들어가지 않는 반찬가게로 결정했다”는 지영구 사장은 “일을 하니까 건강해지고, 욕심을 내지 않으니까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을 전한다. “일하는 기쁨이야 말로 기쁨 중의 큰 기쁨”이라는 지영구 사장은 “돈에서 자유롭게 일을 하니까 삶 자체가 여유로워졌다”며 껄껄 웃는다.
솜씨가 남달랐던 부인이 반찬을 만들고 지영구 사장은 도우미나 배달을 한다. “자녀들 모두 잘 성장해서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고 있어 돈에 구애 받지 않고 반찬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즐기며 일을 하니까 더 잘된다”
“우리가 먹는 것을 같이 나누자는 생각을 가게를 운영한다.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가격대를 정했다”는 말처럼 친정엄마차이는 깨끗하고 맛깔스러우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광고 한번 내지 않아도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가게에서 전을 부치던 중국 직원도, 주방에서 일을 하던 직원도 지영구 사장 내외를 “마마, 빠바”라고 부른다. “직원들과 같이 먹고, 같이 일하고 가족같이 지낸다”는 말이 확연해지는 순간이다.
“중국에서 서로 인격적으로 대하며 살아야 한다”는 지영구 사장은 가끔 가게 앞에 있는 홍류(虹六) 시장 상인을 위해 섹스폰을 불고 있다. 처음 섹스폰을 보고 신기해하던 중국 시장 상인들이 이제는 연주를 해 달라고 일부러 청하기까지 한다. “상하이에 와서 섹스폰 동호회 ‘나팔부네’에서 1년 반 정도 활동하고 있다”는 지 사장은 원래 학창시절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었다고, 나이가 들면서 섹스폰으로 악기를 바꿔 음악을 즐기고 있다.
음악뿐만이 아니다. 결혼하면 부부가 같은 취미 활동을 해야 한다는 신조 아래, 상하이에 오기 전 한국에서는 부부가 스쿠버다이빙을 즐겼다. 상하이에서는 스쿠버다이빙을 하기가 어려워 수영을 함께 한다.
“노년을 아름답게 사는 것을 목표로 삶을 즐기고 있다”는 지 사장은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삶이 더 즐거워진다. 내가 맡은 일을 힘써 즐겁게 일하라”는 조언을 한다.
가게 안에는 ‘오병이어’를 그린 그림이 있다. 5000여명의 군중이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마리로 배불리 먹고, 남은 부수러기만 열 두 광주리가 남았다는 그림이다.
“먹는 것을 나누며 매일 오병이어의 축복을 받는다”는 지영구 사장. 삶을 행복하게 즐기는 두 내외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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