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한류 열풍 때문에 인기 여배우 이영애.송혜교 얼굴 사진을 들고 와 그렇게 고쳐달라는 중국 여성들이 많습니다."
중국 베이징(北京)시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SK아이캉(愛康) 병원의 이성민(사진) 병원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베이징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성형 열풍에 한류 바람까지 겹쳐 병원 전체로는 적자인데 성형외과는 이미 흑자를 낸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중국인들이 성형 수술을 하러 한국을 찾을 정도로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 솜씨를 높이 산다"고도 했다.
아이캉 병원에는 모두 14명의 의사가 있으며, 그 중 11명이 중국인이고 성형외과.소아과.치과에 한 명씩 한국인 의사가 있다. 이 병원장은 "이영애처럼 만들어달라고 할 때 '불가능하다'고 솔직히 답한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환자들이 의료진을 더 신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캉 병원은 2004년 SK㈜가 영리 목적으로 새빛안과 등 국내 5개 병원과 합작해 현지에 세웠다. 지난해 말 SK㈜가 지분을 모두 인수해 단독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의사가 아니라 SK㈜의 중국 사업 담당 임원인 이성민 상무를 병원장으로 투입했다. 빠른 시일 안에 적자 병원을 흑자로 돌려 놓는 게 그의 임무다. 그는 "이비인후과.내과 처럼 현지에서 전망이 별로 안 좋은 병과는 없애고 성형외과.소아과.부인과 등 6개 과목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은 종합병원에 갈 때도 "그 병원은 어느 분야가 세다"는 식으로 특화된 병원을 찾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캉 병원은 사회공헌 활동도 편다. 21,22일 이틀간 베이징과 인근 지역의 저소득층 백내장 환자 25명에게 무료 시술을 했다.
백내장으로 2년 전부터 두 눈을 다 못 보다가 21일 이 병원에서 오른쪽 눈 수술을 받은 장궈펑(張國風.72) 할머니는 "SK아이캉 병원 덕에 손자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아이캉 병원은 내년까지 백내장.언청이 등 치료 시술을 100건 이상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