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중국 항저우의 한 택시 기사가 소형승용차도 택시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중국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루졘쥔이라는 택시 기사는 자신의 3,000cc급 택시를 1,400cc의 소형승용차로 바꿀 수 있도록 허가를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운전사는 지금까지 3,000cc급 상타나라는 택시로 영업을 해왔지만 최근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수지를 맞출 수 없게 되자 자신의 택시를 1,400CC급 소형차로 바꾸려고 항저우시에 신청을 했다.
1,400CC 소형차로 바꿀 경우 매달 기름 소모량이 절반으로 줄어 3천위안(한국돈 약36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항저우시는 루씨의 이같은 신청을 거부했다. 항저우 시는 지난 2002년부터 시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최소한 1800cc 이상의 택시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주도록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저우 시에서는 최근 몇 년동안 택시가 고급 승용차로 바뀌고 있으며 심지어 대당 가격이 50만위안(한국 돈 약6천만원)을 넘어서는 벤츠나 BMW 등 고급 외제승용차 택시까지 등장하고 있다.
시로부터 소형차로는 택시영업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루씨는 결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루씨가 근거로 제기한 것은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해 소형차를 권장하는 국무원의 통지였다.
중국 국무원은 이 ‘통지’에서 새로운 택시를 도입할 때는 승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 가급적 에러지 절약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작은 배기량의 자동차를 선택할 것을 적극 권장하면서 소형차의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무원의 이같은 통지에도 불구하고 항저우 뿐 아니라 중국내 여러 도시에서 도시 이미지를 높인다는 이유로 택시의 고급화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에서는 작고 낡은 택시들이 대부분 현대의 소나타로 차종이 바뀌고 있다.
루씨의 소송은 24일 중국 정부가 기름값을 대폭 인상하면서 더 큰 관심을 끌게 됐다.
루씨는 중앙정부에서는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을 권하는데 지방정부가 오히려 대형승용차 구매를 부추기는 것은 모순이라며 반드시 이 모순된 지방정부의 규정을 바꾸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어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