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벽은 상하이 와이탄에 위치한 1500미터의 벽체구조물이다. 원래 연인의 벽은 시멘트로 둘러쌓은 홍수방지용 벽체 구조물이지만 이 벽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상하이 최고의 낭만의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비록 지금은 1970, 80년대 연인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가, 오늘날의 연인들에게는 사랑을 나누는 데이트 장소이지만 '연인의 벽'은 중국 역사 속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1970년대부터 80년대의 상하이는 경제위기, 여가 문화의 단조로움, 집값 상승 등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당시 많은 상하이 시민들은 10평 남짓의 한 집에서 7, 8명의 가족이 생활할 정도였으며 까페, 공원, 무도회장 등이 거의 없던 이 시절 많은 청춘남녀들이 연애할 장소는 더더욱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연인들이 결국 찾게 된 곳이 바로 와이탄이었다. 와이탄 공원부터 진링동루(金陵东路)까지 이어지는 1500미터의 벽체구조물을 따라 많은 연인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후부터 와이탄칭런챵(外滩情人墙), 바로 연인의 벽이 탄생했다. 70, 80년대 당시 연인의 벽에는 매일 밤 만여 커플이 모여 한치의 틈도 없이 연인의 벽을 메꾸었으며 세계 최고 장관의 '연인의 벽'으로 불리었다.
당시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은 문화대혁명의 영향으로 극좌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많은 문화와 개방적인 사상은 모두 통제되었고 이러한 시대 속에서 청춘남녀의 연애는 절대적으로 비판 받아야 할 이단적인 행동이었다. 그러나 '사랑'의 상징이었던 연인의 벽은 이러한 통제와 억압 속에서도 매일 밤 많은 청춘남녀들이 찾았고 국가의 통제 없이 오늘날까지 계속 보존되어 올 수 있었다.
오늘날 연인의 벽에서는 매일 밤 수백, 수천 커플의 청춘 남녀들이 모여 ‘단체 연애’를 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모습은 상하이 청춘 남녀들의 개방적인 연애 모습을 반영하기도 한다. 이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들의 연애모습을 당당하게 타인에게 공개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상하이 청춘남녀들의 대담성이 드러나 상하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사랑의 벽은 화강암, 대리석, 주철 문양 조각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90년대 이후 데이트 장소가 많아진 연인들에게 와이탄 연인의 벽은 더 이상 예전의 사랑, 시대의 아픔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매일 2만 여 커플이 이곳을 찾고 있다. 오늘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상하이 연애의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는 연인의 벽을 찾아 선선한 가을바람과 낭만을 느껴보는 것 어떨까.
▷복단대 유학생 기자 홍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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