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과학원이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8.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0월에 내놓은 전망치, 8.5%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준. IMF 등 주요 국제금융기관과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과학원만 ‘나홀로 상향’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왕궈깡(王國剛)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은 8일 “중국 정부가 농업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고 인민은행이 지난 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지원이 필요한 분야 중심으로 긴축에서 완화로 정책방향을 전환했다”며 “중국의 성장률이 8% 아래로 떨어지는 경착륙은 절대 없으며 오히려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왕 소장은 이날 자본시장연구원과 사회과학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위기후 국제금융시스템 개혁과 아시아의 역할’이라는 국제세미나에서 베이징주재 한국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지준율 인하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필요할 경우 지준율을 수차례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에 3~4%로 안정되더라도 저소득층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유럽위기가 악화돼 세계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의 돌발 상황이 없다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소장은 최근 들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2005년7월부터 위안화가 계속 절상됐던 ‘특수한 상황’이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변하는 시장법칙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2000억달러를 넘는 것은 비정상적이어서 앞으로 보유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많아 위안화의 일방적 절상을 예상하기는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가 여전히 연간 1500억달러 정도에 달하기 때문에 위안화는 내년에도 절상될 것”이라면서도 “한 방향으로 상승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절하와 절상을 되풀이하면서 절상폭도 지난 5~6년간 지속됐던 5~6%보다는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 소장은 “중국의 소비가 과거의 의식주(衣食住)의 기초생활 중심에서 주행학(住行學, 고급주택과 자동차 통신 및 교육) 등으로 고급화되면서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에 62.4%에서 최근에 47.3%로 낮아졌다”며 “내년에 (8.9%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투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2009년에 경기진작을 위해 4조위안을 지출했을 때 제조업을 비롯한 공업 설비를 늘리는 투자보다는 도시화 진전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소비형 투자’에 집중한 것처럼 앞으로도 소비형 투자 쪽으로 재정이 지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기능도 제조업에 대한 대출에서 개인의 자산관리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도 이런 기능 변화에 맞춰 금융산업 개방과 금리자유화 등 시장화 조치를 중장기적으로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