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생들이 대학 도서관에서 가장 즐겨 빌려보는 책이 대중소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중국의 여러 대학 도서관에서 발표한 대출순위에 따르면 ‘步步惊心’과 ‘倾世皇妃’ 같은 인터넷소설이 상위권에 랭크 되었다며, 이와 같은 얕은 독서 열풍이 대학 캠퍼스 내에 불고 있다고 청년보(青年报)는 지난 7일 보도했다.
우한(武汉)의 어느 대학이 발표한 도서 대출순위에는 ‘步步惊心’과 같은 인터넷소설이 상위권에 올라있었으며, 후베이제2사범학원(湖北第二师范学院) 도서관도 ‘倾世皇妃’가 들여온 지 몇 달 만에 73회의 대출 회수를 기록하였다. 중난차이징정파대학우한학원(中南财经政法大学武汉学院) 도서관에서 가장 큰 인기를 받고 있는 도서는 드라마 ‘裸婚时代’의 원작인 ‘裸婚’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발표된 도서 대출순위가 이토록 이슈가 된 것은 미래를 이끌어나갈 훌륭한 인재로 촉망 받고 있는 대학생들의 독서 추세가 현 사회가 이들을 향한 기대치와 어긋났기 때문이다.
조사에 의하면 상하이 대학교도 별 다를 바가 없는 걸로 나타났다. 푸단대학(复旦大学) 도서관 2010-2011년 도서 대출순위를 찾아본 결과 1위는 일본의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쓴 ‘숙명’, 2위로는 영국 추리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오리엔트 특급열차 살인사건’, 3위는 시마다 소지(島田荘司)의 ‘투명인간의 창고’가 차지했다. 그 뒤로는 시마다 소지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이 4, 5위를 다투고 있었다. 이는 현 푸단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외국 추리물 즉 대중소설 열풍이 불고 있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상하이 자오통대학(交通大学)의 도서 대출순위를 보면 29번의 대출 회수를 기록한 ‘明朝那些事儿’이 1위를, 황이(黄易)의 무협소설인 ‘大唐双龙传’이 26번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3위는 25번인 인터넷소설 ‘诛仙’이었다.
이와 같은 얕은 독서 열풍 때문에 대중소설들이 인기 품목에 오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어느 학생들은 ‘步步惊心’을 대여하기 위해 매일매일 도서관을 방문하여 반납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최근에 열린 대학도서관 회의에서 한 교수는 “요즘은 인문고전 소설은 아무도 안 빌려가는 반면, 대중소설은 없어서 못 빌려준다”며 “대부분 고전 소설 위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지만, 대중소설은 몇 달이 안 지나서 닳아 없어질 정도다”고 한탄했다.
▷이준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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