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한국 청소년들의 폭력 대책마련에 상하이 교민사회가 발벗고 나섰다. 상해한국상회 청소년사랑선도위원회(이하 청선도)는 이달 말 청소년 심리전문가 강연 및 공청회를 개최, 폭력예방을 위한 교민사회의 중지를 모을 예정이다. 매년 반복되는 청소년 폭력에 교민사회가 나서 다각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도 청소년 폭력 증가에 대한 근절을 위해 정부에서 팔을 걷었다. 이달 초, 학교폭력을 범죄로 인식하고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학교폭력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피해학생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이며 교육전반에 인성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상하이에는 한국학교 1100여명, 국제학교 1900여명, 중국학교 1500여명 등 총 4500여명의 한국 학생이 재학 중이다. 다양한 학교를 다니는 만큼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러 학교의 학생이 관계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각 학교별로 성격과 커리큘럼이 확연하게 다름은 물론 폭력사건에 대한 처리 방식도 학교별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학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을 통해 학교 폭력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학생들의 이용은 현저히 낮다고 한다. 모 국제학교 상담 교사는 “한국학생은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담임이나 상담교사와 상담하는 것을 유치하다고 인식한다.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학생들이 스스로 찾다 보니,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언어 스트레스, 부모의 무관심, 군대문화로 대변되는 수직구도의 한국문화 등이 겹쳐 한국 청소년간에 크고 작은 폭력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김문철 청선도 위원장은 “청소년 폭력은 근본원인이 하나가 아니라 해당 학생들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사회적인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폭력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상하이 청소년 사이에서의 폭력 발생 현황과 원인을 알아보고, 일시적인 처벌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교민사회가 적극 동참해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이번 공청회에서 “상하이의 모든 학생이 우리의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학부모, 학교, 종교계, 한국상회, 영사관 등 교민사회의 각계 각층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폭력 예방을 위한 대책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폭력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폭력발생 후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무엇보다 청소년 폭력 사건이 발생 했을 때 중재해 줄 수 있는 중재기관이 시급히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폭력사건 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청소년들의 폭력의 원인과 잘잘못이 명확한 하나의 원인이라기보다 복합적인 부분이 더 많은 만큼 서로가 폭력보다 더한 상처를 받고 더 큰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생한 한 폭력사건은 후속 대처과정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눈길을 끈다. 폭력이라는 불행한 일이 발생했지만 문제 덮기식의 합의나 혼내주기식의 징벌이 아닌 피해, 가해 학부모들이 함께 공감하고 고민한 결과, 가해학생들은 교육과 강연,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가졌다. 또 피해학생도 부모와 함께 교육에 참여하며 모두가 참여하는 봉사동아리 결성 논의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간 발생한 여러 사례들을 바탕으로, 청소년 폭력 예방을 위한 공청회 등 교민사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방안을 끌어내길 기대해 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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