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방침에 어긋나는 보도를 한 베이징의 유력 언론사 편집장이 당국에 의해 해고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은 중국 일간지인 신경보(新京報)의 조사.보도 부문 책임자인 뤄창핑(羅昌平) 편집장이 최근 해고됐다고 1일 베이징 발로 보도했다.
아사히는 신경보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뤄 편집장의 해고는 5월 9일자 신경보의 '핵심보도' 코너에 실린 기사와 관련 있다"고 전했다.
신경보는 당시 직무 관련 비리가 적발된 당.정 간부에 대한 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와 처리 기준에 관한 내부 기밀 사항을 특종 보도했다. 당.정 간부가 독직 등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을 경우 간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사 절차와 장소.기간 등을 정하도록 기율검사위원회가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보도 내용이었다. 이는 간부의 비리 사실이 적나라하게 공개될 경우 당과 정부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적절하게 통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민감한 내용을 신경보가 보도하자 당국이 편집장 해고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아사히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비판 언론 옥죄기는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1월에는 정부가 발간한 역사 교과서를 비판한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의 주말 부록인 '빙점(氷點)'이 정간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농민 시위 등을 보도한 책임을 물어 신경보의 편집 간부 3명이 해임됐고 이에 반발한 300여 명의 기자들이 중국 언론 사상 첫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심해지면서 중국의 언론 자유도는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RSF)'의 조사에서 전 세계 167개국 중 최하위권인 159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