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국에서 3억달러 규모의 위안화 자산투자 자격을 획득하고 본격적인 위안화 자산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의 경제 중심인 상하이(上海)에도 거점을 추가로 설치해 외화 다변화 전략을 무게 있게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한은은 베이징에 이어 12일 상하이에 '상하이대표처'를 개소해 세계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중국 내 3곳(베이징, 상하이, 홍콩)의 거점을 두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김중수 총재는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가 세계 경제에 걸림돌이 된 상황에서 한•중 중앙은행 간의 금융협력이 더욱 요구된다"며 "국제금융 중심지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는 상하이에 개설된 대표처가 양국의 경제발전과 중국금융의 국제화 진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지난 9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으로부터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로서 투자한도 3억달러를 배정받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1월 은행 간 채권시장(장외시장)에 대한 참여를 승인받은 데 이어 장내시장에 투자하는 QFII 한도를 받아 중국 장내와 장외 금융시장 모두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화자산의 투자 대상이 미국 달러 자산 중심에서 중국 위안화 자산 등으로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실무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올 상반기(1∼6월) 중으로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국채와 은행채에만 투자를 해온 데서 벗어나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한은은 이 같은 변화를 위해 외자운용원 조직을 과거 운용통화별(달러운용팀•기타통화운용팀 등) 체제에서 투자상품별(주식팀•채권팀 등)로 재분류하고 최근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본부장에 최초로 민간 출신 김의진 전 삼성자산운용 상무를 영입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양적인 투자 다변화보다 질적인 투자 다변화가 초점이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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