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중국에 정보를 넘긴 간첩이라는 혐의를 받았던 중국계 핵과학자가 미국 행정부 및 언론사로부터 모두 160만 달러를 보상받게 됐다.
2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핵무기 과학자였던 리원허(李文和)씨는 연방정부로부터 89만5천 달러, AP통신과 LA타임스 등 5개 언론사로부터 75만 달러를 각각 받는 등 모두 164만5천 달러를 받기로 합의했다.
뉴멕시코주에 있는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에서 일하던 리 박사는 지난 1999년 핵 기술을 훔쳐 중국에 넘긴 혐의로 체포돼 9개월간 독방에 감금됐었으나 컴퓨터 파일을 잘못 분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2000년 무혐의로 처리됐었다.
연구소로부터 해고된 리 박사는 담당 판사로부터 사과까지 받아냈지만 프라이버시 침해라면서 잘못된 정보를 흘린 관계자를 밝힐 것을 요구하며 연방정부와 언론사 취재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보상 합의를 이끌어낸 것.
리씨는 "이번 합의가 정부 관계자 및 언론이 시민들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사항을 처리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씨가 소송을 제기한 언론사 가운데 CNN측은 "이런 상황에서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RCFP)'의 루시 댈글리시 사무국장은 "금전적 보상이라 결과가 바람직스럽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기자들 입장에서는 취재원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