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겨레] 다큐멘터리 ‘대양의 황제:정허 제독의 항해’(디스커버리채널 밤 10시)=유럽에서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기 수십년 전에 이미 중국 명나라에서는 역사상 최대 함대를 꾸려 그들을 바닷길로 내보냈다. 함대를 총지휘한 환관 정허(정화)는 중국을 떠나 자바, 수마트라, 베트남, 시암(타이), 캄보디아, 필리핀, 실론(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인도, 예멘, 아라비아, 소말리아, 모가디슈 등에까지 이른 위대한 탐험가였으며, 역사를 바꿔놓은 인물이다. 정허가 콜럼버스보다 앞서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연구가 나와 논란도 있었다. 그들의 항해로부터 비단, 도자기 등 중국 물품과 중국 문화와 과학이 서쪽 까마득한 곳까지 다다르고, 기린, 코끼리, 타조 등 동물과 후추, 진주 등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서양과 동양은 한 바다로 만났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정허 항해 원정 600돌’을 기념하여 여러 행사를 열었다. 대항해 시대를 그리워하는 중국의 정허 열풍이 중화주의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중국 역사와 오리엔탈리즘에 강력한 집착을 보여온 천카이거 감독이 정허 제독의 항해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것은 또 어떤 동인일까? 이어 밤 11시부터는 천카이거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천카이거 되기’도 방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