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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거장 백건우, 50년 피아노 인생, 행복하다

[2012-04-27, 16:48:15] 상하이저널
-피아니스트 백건우 상하이 공연

“50여년 잡념없이 피아노 인생을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이 될 것이다.”

‘피아노의 거장’으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67)가 상하에 무대에 섰다. 지난 21일 상하이동방예술중심에서 상하이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다. 그의 등장부터 박수소리가 심상치 않다. 현지 중국관객은 물론 자리를 가득 메운 교민들과 그의 팬인듯한 서양인들의 환호소리도 간간히 들린다. 이번 중국 공연은 21일 상하이, 28일 광저우로 이어진다.
 
그의 열정에 보내는 끊임없는 찬사와 박수

이번 무대에서 그가 선택한 곡은 러시아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Sergei Prokofieff)’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프로코피에프 곡은 2003년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 후 그의 레퍼토리가 된지 오래다.

특히 협주곡 3번은 한국의 한 클래식 동호회에서 피아노 전공 음대 생들이 가장 연주하기 난해한 곡으로 뽑힌 적이 있다. 피아노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보통 이 곡을 한번 완주하면 5kg은 빠질 정도라고도 하고, 프로코피에프는 피아노를 타악기로 여길 만큼 강철 손가락을 가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면 이 곡에 대한 이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겠다.

30분간의 연주가 끝났다. 관객을 향해 인사하는 그의 얼굴은 온통 땀 범벅이다. 60대 거장의 열정적인 연주에 객석에서는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서너 차례 무대 인사를 마치고도 계속되는 박수에 앵콜곡을 선물한다. 역시 러시아 작품이다.

중국 오케스트라 음악적으로 굉장히 좋아

부인 영화배우 윤정희 씨
부인 영화배우 윤정희 씨
 연주를 마친 후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무대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은 듯 보인다. 소소한 것 하나하나 카메라 각도까지 신경 쓰는 천상 배우인 부인 윤정희 씨도 함께다. 오늘의 주인공 남편을 위해 한쪽으로 비켜 서서 지그시 바라본다.

그의 상하이 무대는 이번이 두번째다. 상하이뿐 아니라 베이징, 광저우, 항저우, 선전 등 중국 여러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했다고 한다.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지내온 그에게 중국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어떨지 궁금했다.

“물론 유럽 오케스트라에 비하면 아직도 모자란 점이 있겠지만 음악적으로 굉장히 좋다. 음악을 알고 싶어하고, 열심히 하고, 빨리 이해하는 음악에 대한 태도 등이 좋은 것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굉장히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일까. 실제 최근 몇 년 새 중국을 찾는 클래식 연주가들이 늘고 있다. 세계 최고 교향악단들도 아시아 투어 일정에 일본을 빼더라도 중국을 꼭 넣고, 한국보다도 중국을 먼저 찾을 정도로 추세가 변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 불모지’로 불렸던 중국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간혹 클래식 연주회에서 중국 관객들은 태연하게 음식을 먹거나, 클래식 음악회장의 금기인 ‘악장 간 박수’도 우레와 같이 터져 나와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과 공연 유치로 중국의 클래식 공연문화가 바뀌고 있다.

50년 잡념 없이 오직 ‘피아노 인생’ 한 길

그는 열 살에 ‘신동’으로 데뷔하며 화제를 모았다. 열다섯에 장학금을 받고 뉴욕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했다.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그 시절 이후의 고민이었다고 한다. 평생 음악을 하기로 결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 그러나 이제는 “지금까지 음악을 위해 살았다는 것, 정말 행복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는 삶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음악 인생에 행복감을 나타낸다.

또 ‘건반 위의 순례자’라고 불리는 것에 “피아노 인생을 50여년을 잡념 없이 그 길을 걷다 보니 그렇게 부르나 보다”라며 웃어 보인다. 이날 공연에 참석해 준 교민들에게도 “음악으로 만나는 것 무척 즐거운 일인데, 좀더 길게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연주하고 금방 떠나게 되는 아쉬움을 전한다.

▷고수미 기자

1946년 서울 출생
1956년 데뷔 무대에서 국립교향악단과 협연
1959년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국내 초연
1961년 뉴욕 미트로풀로스 콩쿠르 특별상
1969년 부조니 콩쿠르 입상
1971년 미국 줄리아드 스쿨 졸업
1972년 라벨 전곡 연주로 뉴욕 데뷔
1974년 런던 데뷔, 파리에서 무소르그스키 전곡 연주
1992ㆍ93년 프랑스 디아파종 음반상
2000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호암상 예술상
2003년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전곡 연주
2004년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 연주
2007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중국ㆍ한국 연주
2010년 은관문화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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