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하는 우리 아이 논술 지도
레시피를 보면서 따라만 하면 어렵지 않게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것처럼, 『엄마표 논술 레시피』(나의학교 쉬꼴라, 2012)를 보면서 따라만 하면, 엄마도 어렵지 않게 논술 선생님이 될 수 있답니다. 아이의 글쓰기 지도 때문에 고민하시는 어머니들을 위해, 이 책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①글쓰기의 순서
②중심생각 정하기
③구성하기
④문장 쓰기
⑤제목 정하기
글쓰기의 순서: 글쓰기나 요리나!글쓰기는 요리와 같아요. 그래서 아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본 엄마라면 누구든지, 훌륭한 글쓰기 선생님이 될 수 있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들이 요리를 할 때, 제일 먼저 뭘 하지요? 우리 아이가 좋아할 음식이 뭘까,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뭘까, 한동안 먹지 않은 음식이 뭐였더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시지요? 글쓰기를 할 때에도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을 쓸지 결정하는 거예요. 요리를 만들 때 제일 잘 만들 수 있는 것, 제일 먹고 싶은 것, 제일 필요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처럼, 글을 쓸 때에는 가장 잘 알고 있는 내용, 가장 말하고 싶은 내용, 가장 감동받은 내용 등을 선택하는 거지요. 이것을 바로 ‘주제 정하기’ 또는 ‘중심생각 정하기’라고 해요.
무엇을 만들지 결정한 다음에는 재료를 준비하시지요? 우선 집에 있는 재료를 확인하고 부족한 것은 시장에 가서 사와야 해요. 그런데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다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사게 돼요. 떡볶이 할 때 필요한 파는 한 뿌리지만 한 단을 사게 되고, 양배추도 1/4통만 필요하지만 한 통을 다 사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사온 재료를 모두 사용하지는 않지요? 필요한 양만 사용해야 맛있는 떡볶이가 되니까요.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중심생각을 정했다면, 그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줄 글감만 정리해야 해요. 주인공에 대해서 쓰기로 결정했다면 주인공의 성격, 생김새, 나이, 특이한 점, 배울 점, 고쳐야 할 점 등 주인공에 대한 것들을 메모하는 거예요. 처음엔 생각나는 모든 걸 메모해요. 하지만 메모한 내용 모두를 써야 하는 건 아니지요.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내용만 선택해서 필요한 만큼만 써야 해요. 떡볶이에 양배추 한 통을 모두 넣지 않는 것처럼 말이에요.
재료준비가 다 되면, 요리 방법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떡볶이를 만들 때, 어떤 엄마는 재료를 고추장과 기름에 볶다가 물을 넣는가 하면, 어떤 엄마는 처음부터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이지요.
글을 쓸 때에도 재료 준비가 다 된 후에는 어떤 형식으로 쓸지, 어떤 순서(구성)로 쓸지 정해야 돼요. 요리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글도 어떤 형식으로 쓰는가에 따라, 어떤 순서로 쓰는가에 따라 글의 분위기와 느낌이 달라진답니다.
그러니까 떡볶이의 맛을 좋게 할 수 있는 요리방법을 연구하고 선택하는 것처럼, 글의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글의 형식과 쓰는 순서를 진지하게 연구해야 한답니다. 이것을 간단한 글이나 표로 쓴 것을 개요표라고 해요. 요리할 때 보는 레시피와 같은 거지요. 요리를 만들 때 레시피를 보면서 하면 재료를 빠뜨리거나 요리 순서가 뒤바뀌지 않는 것처럼, 글을 쓸 때 개요표를 보면서 쓰면 내용을 빠뜨리는 일도 막을 수 있고, 내용이 뒤죽박죽 되는 것도 피할 수 있거든요.
박현선(문학박사, ‘엄마표 논술 레시피’ 저자)
2002년 <최명희 소설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3년 제3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했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숭실대학교, 경원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논술 학원 <인문학당>을 운영하였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의 산동대학교 교수, 염성사범학교의 학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에 종사했다. 2012년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가천대학교 교육대학원 및 글쓰기 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최명희의 문학세계』,『문화사회화 언어의 욕망』,『우리말답게 번역하기』, 『한국문학과 여성』, 『엄마표 논술 레시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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