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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교실풍경_조그만 꽃에도 저마다 빛깔이 있지요

[2012-05-06, 23:49:35] 상하이저널
꽃들이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길에 차창밖에 보이는 유채꽃이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목련 과 벚꽃이 소리 없이 왔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고 난 자리 바로 뒤에 어느새 영춘화가 활짝 피어 노오란 빛깔을 맘껏 뽐내고 있습니다.

우리 교실에도 저마다의 빛깔과 향기를 맘껏 뽐내는 꽃들이 여기 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교실 문을 열 때마다 꽃들의 향기에 흠뻑 취해 마음이 설레이고 흥이 절로 납니다. 천사반에 핀 꽃들은 일년 내내 지지도 않고 시들지도 않으며 저마다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뿜어댑니다.

며칠 전 천사반 친구들과 함께 ‘색깔 안경’이라는 동화를 읽었습니다.
꼬마 두더지가 색깔 안경을 쓰고 바깥 세상을 구경합니다. “바깥 세상은 온통 빨간 세상이네. 빨간 나뭇잎, 빨간 바나나, 빨간 하늘 ……”
꼬마 두더지는 다음 날에 다른 색깔의 안경을 쓰고 구경을 나갑니다. “이상하네. 이번에는 온통 파란 세상이네. 파란 바나나, 파란 딸기, 파란, 파란……”

그 다음 날에 꼬마 두더지는, “매일 매일 바깥 세상의 색깔이 변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오늘은 노란 하늘, 노란, 토마토, 노란 바다를 보았어요.”라며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마침내 꼬마 두더지는 색깔 없는 안경을 쓰고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야!, 파란 하늘, 빨간 사과, 노란 병아리, 초록 나뭇잎, 노란 바나나, 빨간 딸기, 파란 바다가 보이네. 참 예쁘다.” “바깥 세상은 너무 예뻐요. 알록달록 참 많은 색깔이 있거든요.”

천사반 친구들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냅니다. “정말 이 세상은 노란색만도 빨간색만도 아니지? 사람도 마찬가지란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빛깔들을 가지고 있단다.”

“어쩌면은 친구의 단점이 너무 크게 보이는 것은 내가 그 친구를 바라볼 때 나만의 색깔 안경을 쓰고 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단다. 자신이 끼고 있는 색깔 안경을 벗고 친구의 색깔이 나와 다른 색임을 알고 그 친구가 ”틀려“가 아닌 ”다름“을 인정할 때 그 친구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빛깔들을 찾을 수 있게 된단다.”

아이들에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몇 년 동안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거나 따돌림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5학년 초까지 2년 동안 더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이들에게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생김새와 차림새를 보면 전혀 더러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더럽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자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들도 그 이유를 몰랐기에 우물쭈물 하였고 몇몇 아이들은 그 아이가 2학년 때 수업시간에 코딱지를 파는 것을 보았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코딱지를 팠었던 지극히 사소한 행동 하나가 더러운 아이로 낙인이 찍히게 되어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놀림을 당해왔던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코딱지를 파는 행동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코딱지를 판 아이는 더러울 것이라는 잘못된 색깔 안경을 쓰고 그 아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더럽지도 않은 그 아이를 정말 더럽고 지저분한 아이 취급을 하였던 것입니다. 자기들이 그 아이에 대하여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한 채 자신들이 생각하고 알고 있는 것을 그 친구의 전부이며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아이들의 세상은 어른 세상의 축소판인 것 같습니다. 저마다의 색깔 안경을 끼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생각하고 싶은 것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최고, 최선, 전부인 줄 압니다. 아이들이 끼고 있을 색깔 안경을 벗기고 이 세상의 참된 아름다운 빛깔들을 보게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 ‘너’, 그리고 ‘우리’ 안에 빛나고 있는 색깔과 향기는 모두 다르지만 그 다름이 오히려 천사반을 더욱 아름답고 알록달록하고 화려하게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해봅니다.


조그만 꽃에도 저마다 빛깔이 있지요             백창우 시. 곡

노란 빛깔 민들레꽃, 하얀 빛깔 냉이꽃,
보라 빛깔 분꽃, 분홍 빛깔 살구꽃
자주 빛깔 할미꽃, 빨간 빛깔 복숭아꽃
철마다 산에 들에 곱게 피어 있지요

노란 빛깔 씀바귀꽃, 하얀 빛깔 질경이꽃
보라 빛깔 도라지꽃, 분홍 빛깔 붓꽃
자주 빛깔 나팔꽃, 빨간 빛깔 봉숭아꽃
철마다 산에 들에 곱게 피어 있지요

노란 빛깔 산수유꽃, 하얀 빛깔 쑥부쟁이꽃
보라 빛깔 달개비꽃, 분홍 빛깔 며느리밥풀꽃
자주 빛깔 과꽃, 빨간 빛깔 맨드라미꽃
철마다 산에 들에 곱게 피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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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육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후 경기도 소재 초등학교와 상해한국학교에서 19년 동안 현직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좋은수업만들기대회, 인성교육연구대회에서 1등급 등을 수상했으며 교재연구록대회, 학급경영아이디어대회에서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kimhanna-1@hanmail.net    [김한나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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