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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는 우리 아이 논술 지도] 엄마표 논술 레시피-2

[2012-05-25, 09:47:59] 상하이저널
레시피를 보면서 따라만 하면 어렵지 않게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것처럼, 『엄마표 논술 레시피』(나의학교 쉬꼴라, 2012)를 보면서 따라만 하면, 엄마도 어렵지 않게 논술 선생님이 될 수 있답니다. 아이의 글쓰기 지도 때문에 고민하시는 어머니들을 위해, 이 책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①글쓰기의 순서 ② 중심생각 정하기 ③구성하기 ④문장 쓰기 ⑤제목 정하기

1. 글쓰기의 순서 : 글쓰기나 요리나!

요리의 실행 단계가 만들기라면, 글쓰기의 실행단계는 쓰기예요. 일단은 계획대로 해 나가지만, 실제로 하다 보면 계획했던 것과 다른 것이 나타나게 마련이지요. 요리를 할 때나 글을 쓸 때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재료가 필요해질 때도 있고, 준비했던 재료를 빼야 할 때도 있는 거예요. 요리를 할 때, 만족스러운 맛이 날 때까지 맛을 보면서 재료나 양념을 추가하는 것처럼, 글을 쓸 때도 중간 중간에 검토를 하면서 수정을 해야 한답니다.

요리를 다 하고 나서도 맛있게 됐는지 더 넣어야 할 양념은 없는지 확인해 보듯이, 글도 다 쓰고 나서 확인을 해 봐야 한답니다. 이걸 퇴고(고쳐 쓰기)라고 해요. 먼저, 틀린 글자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하고,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주는 말들이 자연스러운지 검토해 봐야 해요.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써졌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답니다. 글은 다른 사람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 쓰는 거니까,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없는 거거든요.

조리가 끝나면 요리가 완성된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엄마는 별로 없을 거예요. 요리는 먹음직스럽게 담아냈을 때 완성되는 거잖아요? ‘맛’ 못지않게 중요한 게 ‘모양’이니까요. 엄마가 다 만든 요리를 예쁜 그릇에 담고 장식하는 것처럼, 퇴고가 끝난 글은 원고지나 공책에 깨끗하게 옮겨 써야 합니다. 지저분한 음식을 보고 먹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것처럼, 정리되지 않은 글은 읽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2. 중심생각 정하기: ‘해물 떡몪이’? ‘떡이 들어간 해물찜’?

요리를 할 때, 주재료라는 것이 있지요? 그 요리의 가장 중요한 재료, 요리의 이름을 결정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재료 말이에요. 똑같이 ‘떡’과 ‘해물’을 가지고 만든 요리라도 떡이 주재료라면 ‘해물이 들어간 떡볶이’가 될 것이고, 해물이 주재료라면 ‘떡이 들어간 해물찜’이 되겠지요? 문제는 ‘해물이 들어간 떡볶이’인지 ‘떡이 들어간 해물찜’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경우에요. ‘해물이 들어간 떡볶이’는 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 환영받겠지만 어른들이 싫어할 수 있고, ‘떡이 들어간 해물찜’은 어른들은 좋아하겠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을 텐데, 이도저도 아닌 요리가 되었다면 결국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겠지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누구에게 줄 어떤 음식인지를 확실하게 생각하고 만들어야 하는 거예요.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랍니다. 요리를 하기 전에 ‘떡’을 중심으로 할지, ‘해물’을 중심으로 할지 결정해야 하는 것처럼, 글을 쓰기 전에도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 중에서 어떤 것을 중심으로 할지 결정해야 한답니다. 모든 재료를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무조건 다 쓴다고 훌륭한 글이 되는 건 아니거든요. 요리를 할 때처럼 누구에게 보여줄 어떤 내용의 글인지 확실하게 정하고 써야 하는 거예요.

그럼 중심생각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요? 우선은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해 보세요.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쓴 다음에는 비슷한 내용끼리 묶어보는 것예요. 이렇게 분류를 한 다음에는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서 중심생각을 정하면 돼요. 예를 들어 ‘줄거리와 재미있는 장면’을 중심생각으로 선택해도 되고, ‘주인공에 대한 생각’을 중심생각으로 선택해도 돼요. 하지만 이렇게 정한 것을 아직은 중심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중요한 재료를 정했을 뿐, 그 재료에 대한 ‘나의 생각’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요. 중심생각은 대상과 그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한 문장 형식으로 썼을 때 완성되는 거예요. 줄거리를 중심으로 쓰려고 마음먹었다면 ‘이 책을 읽고 석유를 아껴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다’라든가 ‘책을 읽고 석유를 아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쓰고, 주인공을 중심으로 쓰려고 마음먹었다면 ‘나도 주인공처럼 석유에 대해서 공부 해야겠다’라든가 ‘주인공을 보고 실천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처음부터 전기를 아껴 썼을 것이다’라고 쓰는 거예요. 이것이 바로 중심생각이에요.


 박현선(문학박사, ‘엄마표 논술 레시피’ 저자)

2002년 <최명희 소설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3년 제3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했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 숭실대학교, 경원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논술 학원 <인문학당>을 운영하였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의 산동대학교 교수, 염성사범학교의 학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에 종사했다. 2012년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가천대학교 교육대학원 및 글쓰기 센터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최명희의 문학세계』,『문화사회화 언어의 욕망』,『우리말답게 번역하기』, 『한국문학과 여성』, 『엄마표 논술 레시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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