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정하기: 음식의 맛이 느껴지게, 개성 있게!
어떤 사람들은 제목을 붙이는 일이 글을 완성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제목을 짓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왜 제목을 짓는 일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제목은 그 글의 얼굴이기 때문이에요. 이름만 들으면 그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것처럼, 이름만 들으면 그 요리의 맛과 향기를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제목만 보아도 그 글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답니다. 그러니까 제목은 그 글의 중심내용을 분명하게 드러내도록 지어야 해요.
중심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짓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단어나 의미보다는 구체적인 단어나 의미를 사용해서 짓는 것이 좋겠지요? 구체적인 것이어야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불분명하거나 어려우면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한답니다. 예를 들어 <심청전>을 읽고 난 후 쓴 독후감 제목으로 ‘심청전을 읽고’라든가 ‘효도의 중요성’이라고 쓰는 것보다는 ‘심청이의 효심’ 또는 ‘착한 심청’이라고 쓰는 것이 더 좋아요. ‘심청전을 읽고’는 어떤 책에 대한 내용인지는 알 수 있지만 글쓴이가 어떤 생각을 중심으로 썼는지 알 수 없고, ‘효도의 중요성’은 글의 중심내용을 드러내지만 어떤 글을 읽고 쓴 것인지 알 수 없어요.
반면에 ‘심청이의 효심’이나 ‘착한 심청’은 <심청전>을 읽고 쓴 글이라는 것과 ‘효심’을 주제로 한 글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좋아요.
제목을 한두 개의 단어로 하든 문장으로 하든 상관없지만, 가급적 짧고 간단하게 쓰는 것이 좋아요. 중심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기보다는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서 짧게 쓰는 것이 좋은 거지요.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는 제목보다는 ‘독서는 중요하다’라고 하든가 ‘독서의 중요성’이라고 해야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처럼 말이에요. 무조건 자세하게 쓴다고 해서 좋은 제목이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리고 이왕이면 재미있는 제목이 좋지요. 재미있는 제목은 글쓴이의 개성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호기심을 유발하거든요. <김연아처럼>을 읽고 쓴 독서록의 제목으로 ‘노력왕 김연아’는 간단하고 뜻이 분명해서 좋지만 재미는 없지요? 하지만 ‘노력은 마법이다’라고 하면,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으면서도 노력에 의해 어떤 마법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기 때문에 더 읽고 싶어지지요?
제목은 중심생각이 간단하고 분명하게 드러나면서도 글쓴이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게 지어야 한답니다.
▷박현선(문학박사, ‘엄마표 논술 레시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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