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아무 연고도 없거나 혹은 자기 사업 영역이 없는 분들은 중국에 와서 으레 한국인 상대 비즈니스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인 상대 비즈니스가 쉬울 것 같지만 가장 어렵고 서로 잡아먹는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은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왜 우리는 같은 잘못을 계속 반복하고 있겠는가?
이제 필자가 이 칼럼을 발표하는 시점부터라도 우리는 중국인 상대 비즈니스만을 해야 한다. 그것이 중국에 우리가 온 목표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중국에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는 업체와 손을 잡아 같이 중국 서비스업에 도전해 보는 것도 방법이고 유통을 하는 업체와 같은 길을 가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 사업에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가장 좋았던 방법이 필자와 같이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자기 물건을 파는 것이었지만 중국도 이제 브랜드 파워가 생기기 시작하고 중국인들이 브랜드를 다 꿰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이제 자기 브랜드를 런칭하는 개인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아니 이제 개인 브랜드를 중국에 런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시기가 지나가 버린 것이다. 그리고 요식업도 한국인이 사는 곳에 서로 경쟁적으로 여는 것도 이제부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대표적인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성공한 한식은 모두 중국인을 상대로 한국인 거주 지역을 벗어나서 한 분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해야 하겠다. 그리고 그렇게 하게 되니까 모든 것을 중국인의 눈높이에 맞추게 되고 중국인을 최우선시 하게 된다. 아니 중국인만을 생각하게 되니 사업이 실패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중국인들은 식당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
한 번 자기 입맛에 맞는 곳을 찾으면 웬만해서는 식당을 바꾸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에서도 새로 생긴 집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강해서 단골집에 대한 충성도가 중국인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분위기도 한국인들을 생각하다 보니 본인들 생각에는 세련되게 인테리어를 했다고 생각하나 그들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매우 많다. 동선도 중국인들과 우리는 많이 다른데 그들에게는 불편하게 되어 있는 곳이 매우 많다. 이런 문화적인 사실에 대해 100% 중국인들만을 생각해도 중국에서 성공하기 힘든데 우리는 한국인도 생각하고 중국인도 생각하는 사업을 아직도 꿈꾸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생각이겠지만 이것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사업도 또 중국에서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왜 중국에 있는지 왜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서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중국에 온 분명한 이유가 없다면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한국 경제도 살릴 수 있고 한국에서는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 하는 것은 한국에서 하는 것보다 100배는 힘들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중국시장을 개척하고 중국내수를 공략하지 않는 중국 비즈니스는 이제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
중국인들을 하루 종일 생각하고 중국인을 상대로만 비즈니스 할 생각을 하자! 그러면 지금까지 우리가 고민해 왔던 모든 것이 다 해결 될 것이다. 우리가 한 마음으로 뭉칠 수 있는 계기도 되고 같이 연구하고 같은 시대에 같이 생활 한다는 것이 기쁘기도 할 것이다. 우리끼리 우리를 시기 질투하는 사업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이학진(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 동사장)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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