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칼럼을 쓰면서 항상 강조해 왔던 것이 중국인과의 어울림이었다. 그것이 바로 우리끼리 어울리지 않고 중국인과 같이 그 속에 들어가 같이 지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끼리 어울리고 논다면 결국에는 같이 살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하나의 촌을 형성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한인촌이다. 그러나 이 촌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거면 한국에서 살지 뭐하러 중국에 와서 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끼리의 모임이 바로 한국인인척 티를 내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 좋은 일 시켜주는 것도 된다.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집 상가들의 임대료와 가격은 천정부지로 계속 오르고 우리의 중국생활의 대부분이 임대료나 집값에 들어가는 렌트푸어, 하우스푸어가 중국에서도 계속 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얻게 되는 이득이라고는 아이들의 학원 문제와 향수병 치유 정도라고 할까? 별다른 좋은 점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우리끼리 티를 내면서 중국인들보다 2배 아니 3배의 임대료나 생활비를 쓰고 중국에서 살고 있다.
일본인이나 서양인들은 도대체 어디서 사는지 티도 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중국인들에게 노출되어 있어 이번 일본과 중국간 디아위다오 사건 같은 일이 일어나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항상 티내지 말고 살라는 말을 강조하고 마지막 칼럼으로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일본인이나 다른 외국인들에 비하면 중국에서 너무 번잡스럽고 시끄럽다.
우리 땅이 아닌 만큼 제발 조금 조용히 지내는 것이 어떨까 필자는 생각해 본다. 여러 동네에서 좀 떨어져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중국인들과 친해지게 되고 중국어도 늘게 되고 중국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비즈니스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상황에 저절로 노출될 것이다. 지금 상해의 상황은 꼭 미국 L.A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 중국어를 못해도 살고 한인이 경영하는 가게가 즐비하고 한인 신문이 있고 돈만 있으면 외국이 아닌 곳이 이제 상하이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현상을 경계하고 앞으로의 문제를 위해서라도 미리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일본의 사건은 비단 일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인들과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재의 상황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깨달아야 할 때가 되었다. 너무 티어서는 중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조용한 비즈니스, 조용한 삶, 조용한 외교 지금 중국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겸손을 몸소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범죄에 연루되는 일도 줄여야 하고 중국인들과 사소한 시비에 엮여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중국에서 너무 목소리를 크게 낸다. 중국인을 가르쳐 들려고 한다면 언젠가는 크게 후회할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들을 자극하거나 그들과 싸움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중국에서 다른 외국인들과 다른 점이다. 우리는 우리가 그들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하거나 그들보다 좀 더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보다 못 배운 사람들을 가르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우리는 티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가르칠 권한도 의무도 없다. 우리는 모두 성인이고 한 나라의 국민이다.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을 동등하게 대하려는 겸손한 마음만이 중국에서 우리가 계속 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 우리 모두 깨달았으면 좋겠다. 사랑하면 사랑받게 되고 존중하면 존중 받게 될 것이다.
‘이학진의 신차이나 리포트’는 이번 칼럼으로 막을 내립니다. 아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앞으로 다른 제목의 칼럼으로 여러분을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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