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1415쌍 "우리 결혼해요" 北京은 무려 3000쌍
2006년6월6일. 서양에선 6이 세개 겹쳤다며 악마를 떠올렸지만 중국에선 운수대통의 날이라며 전역이 떠들썩했다. 중국에는 일이 매우 순조롭게 풀린다는 의미의 '육육대순(六六大顺)'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숫자 6을 8만큼이나 좋아한다. '6'이 셋이나 겹친 이날 중국인들이 평소처럼 보낼 리 없었다.
상하이에선 이날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평생의 동반자를 법적으로 맞아들였다. 시 민정국 관계자는 ''지난 6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4배나 많은 1415쌍이 결혼에 서약했다''고 밝혔다. 1415쌍은 쌍춘년과 황금연휴의 시작점인 5월1일에 기록한 1100쌍을 훨씬 웃돈다. 마씨성을 지닌 한 신청자는 ''66은 장래가 아름답고 화목하며 모든 일이 순리롭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는데 게다가 666은 100년에 한번 만나는 날이라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결혼 물결은 훨씬 거셌다. 베이징시의 19개 혼인등기처가 사상 최고치인 3천여 커플의 등기를 처리했다.
이밖에 인터넷 문자사이트에선 '육육대순'이 최고 다운횟수를 기록하는 등 이날 하루 문자메세지가 폭증했다. 특히 6시6분에 많은 메시지가 몰렸다. 친구, 친척간에 복을 기원하는 각종 상품들도 절찬리에 판매됐고, 새로 출점하는 상가들이 개업식을 여는 등 '축하받아야 할 일'들을 이날 다 처리했다.
666은 요한계시록에 '짐승의 숫자'로 기록돼있어 특히 기독교인들에 기피대상이다. 기독교 문화인 미국 등에선 이날 총격사건이 있을 것이란 루머가 떠돌고, 입사원서접수나 중요한 계약체결 일정을 미루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때마침 한국에선 이날 공포영화 <오멘>이 동시 개봉됐다. '불운과 행운' 666의 의미는 상반됐지만 동서양의 서민들은 이날만큼은 함께 '호들갑'을 떨었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