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관련 특집물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방송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한 프로그램에선 역대 월드컵 참가국과 선수들의 징크스를 소개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냈던 것은 단연 국내 대표팀 선수들의 경우.
먼저 '그라운드의 악동'이라고 불리는 이천수의 징크스가 공개됐다.
그는 방송을 통해 "승리를 부르는 자신의 양말과 아대가 따로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말은 구멍 나서 떨어질 때까지 신는다는 것. 또 아대의 경우는 "지난해 플에이오프 때 '헤트트릭'을 기록했던 것을 지금도 계속해 차고 있다"며 '월드컵 경기까지 착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천수에겐 '준비만 제대로 하면 해결되는 징크스'외에도 '피해가야만 하는 부정적인 징크스'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골세레모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그것. 이천수는 2002년 월드컵에서 안정환과 선보인 골세레모니 이후, 거의 모든 경기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골세레모니를 준비했다.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은 경기 전에 항상 '오늘은 무슨 골세레모니를 보일 것이냐'라는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문제는 그가 이 질문을 받는 날이면 어김없이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는 것. 그래서인지 그는 `이제 더는 그런 질문은 삼가해 달라'며 기자들에게 직접 당부의 말까지 전했다.
다음은 2002년 국내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이었던 황선홍이 소개됐다. 그는 '경기 전엔 항상 새끼손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다'라고 밝혔다. 그의 아내의 당부로 시작된 것이었지만 매니큐어를 칠하고 경기에 임했을 때, 자신의 활약이 유독 돋보였다는 것. 이후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니큐어칠을 하게 됐다"며 "이는 자신의 징크스로 굳어 버렸다"고 전했다.
이들 외에도 선수들의 징크스는 다양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은 '게임 전엔 머리를 절대 감지 않고, 손톱을 자르지 않는다', '초롱이' 이영표는'경기가 있는 날에 축구화 끈을 두 번 이상 손보면 경기가 잘 안 풀린다' 등 축구의 세계에 떠도는 월드컵 징크스들… 2006 독일 월드컵에선 어떤 새로운 징크스가 생겨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