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월드컵은 강대국과 약소국, 부자와 빈자를 가릴 것없이 지구촌 모두에게 훌륭한 이벤트임에 분명합니다."
블로거이자 `팟캐스터'(인터넷 음성파일 방송 운영자)로 활동하는 중국인 동루(36)씨의 축구 블로그가 17일 오전 1천만명 째 방문자 기록을 세웠다.
베이징시 북동부 교외에 있는 그의 아파트 거실에서 세 친구들과 함께 블로그를 제작ㆍ운영하는 이 당찬 블로거는 이미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굉장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갖가지 색깔로 염색한 흑인 헤어스타일에 콧수염을 기른 스포츠광이기도 한 동씨는 유명 축구 선수의 캐리커처와 축구를 주제로 한 중국 광고 패러디물, 축구 관련 음악 등을 이틀에 한번 꼴로 방송한다.
"재미있어서, 그리고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동씨는 2002년 한ㆍ일 월드컵을 취재했으며 요즘도 시간을 쪼개 스포츠 전문 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언론인'이기도 하다.
그는 중국에서 스포츠와 쇼 비즈니스 블로그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까닭이 "스포츠 저널리즘에선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허용되며 경기를 비롯한 여러 스포츠 이슈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치나 사회 등에는 (언론의 자유에)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며 10년간 언론계에 몸담으면서 거기엔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그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는 많다. 나는 골치아픈 것보다 재밌는 걸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인생과 음악, 축구 등을 주제로 인터넷 방송을 하기 시작한 동씨는 "처음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걱정했지만 한 달 뒤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알게 됐다. 월드컵 본선이 시작한 뒤 하루 방문자가 10만명 더 늘었다"고 말했다.
자국이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많은 중국인들처럼 동씨도 브라질을 응원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 호나우두가 서명한 브라질 축구 유니폼과 승용차를 바꾸자고 했지만 거절했다"며 등번호 9번의 노란색 유니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보금자리를 텔레비전 스튜디오로 바꿔버린 데 대한 아내의 반응을 묻자 그는 "아내야말로 1등 지지자다. 아내에게 나는 슈퍼스타"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