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동북아 해상 물동량을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면서 부산 등 우리나라 항만의 물동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연구원(KMI)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상해항(외고교 및 양산터미널)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총 182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작년 5월보다 19.6% 증가했다.
특히 개항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양산터미널(5개 선석)의 5월 한달 처리 실적도 23만TEU에 달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5월까지 상해항의 누적 처리량은 819만4천TEU로 작년 동기 대비 17.1%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 부산항의 경우 가장 최근 통계인 4월 컨테이너 처리량이 작년 동월 대비 3%이상 감소한 100만3천700TEU에 그쳤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환적 컨테이너 처리량은 43만2천300TEU로 5%나 감소했다.
부산항의 1~4월 누적 처리량 395만5천500TEU는 작년 동기 대비 불과 1% 늘어난 것으로, 뚜렷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개항한 부산 신항(3개 선석)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개항 후 두 달 가까이 지나서야 첫 손님을 맞은 부산 신항이 지난 15일까지 처리한 컨테이너 물량은 고작 3만7천TEU가 전부다. 이는 신항 3개 선석의 연간 최대 처리가능량 90만TEU, 올해 처리량 목표 45만~50만TEU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다.
해양부는 선사 유치 실적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부산 신항의 물동량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1주에 스위스 선사 MSC 소속의 3척만이 신항에 짐을 풀고 있다.
해양수산연구원 관계자는 "양산 터미널 개장 등으로 상해항의 처리 능력과 서비스 등이 개선되면서 부산항이 중국측에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 등을 계속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항만과의 경쟁 뿐 아니라 국내 수출 물동량 증가세 둔화, 환적을 생략한 직기항 방식 증가 추세 등도 고민거리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단순한 터미널 확충이나 비용 인하 등을 앞세운 환적물량 확보 경쟁에서 벗어나 배후단지 개발 등을 통해 고품질 물류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 부가가치 높은 신규 물동량을 유치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강무현 해양부차관은 지난 7일 '고부가가치 물류허브화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부산항의 물동량 정체 상황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앞으로 단순히 중국 등과의 물동량 처리 규모 경쟁에 신경쓰기보다는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돈이 되는' 물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