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4일 일본 도쿄에서 폐막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중앙은행장과 재정부장 등 경제 수뇌부를 파견하지 않아 IMF 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중국은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이번 연차총회에 불참,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국제 사회에 부각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대신 대가를 치러야 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에서도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졌고 국제 금융계에서 주요 역할을 할 준비가 갖췄느냐에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 이번 총회에 참석한 분석가들과 대표들의 평가다.
주요 국가의 재무장관들은 "그들(중국)은 세계무대에서 '주 행위자' 역할을 원하면서도 실제로는 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WSJ는 밝혔다.
워싱턴 DC의 정치 컨설팅 기구인 유라시아 그룹의 중국 분석가 다미엥 마는 "중국은 자국 영향력을 확대시키기를 원하는 IMF 총회에 경제수뇌부를 파견하지 않아 쩨쩨하고 질투심이 많은 국가로 비춰졌다"고 분석했다.
WSJ는 IMF 등 국제 금융계가 영향력과 투표권 확대를 위한 중국의 요구에 맞춰 신흥 시장 쪽으로 권력 이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취한 행동은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수뇌부의 IMF총회 불참으로 일본도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함으로써 중ㆍ일 분쟁을 격화시켰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특히 미국의 양적 완화에 날카로운 비판을 해온 저우샤오촨 행장이 이번 총회에서 중국 금융정책에 대한 연설 등 중요 역할을 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고 WSJ는 말했다.
피터슨 경제연구소 연구원 테드 투루먼은 WSJ에 저우 행장의 불참은 그의 국제적 위상을 실추시켰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달리 중국인민은행은 정치적 독립성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한편 각국 대표 대부분이 세계 2,3위 경제 대국인 중ㆍ일간 갈등이 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양국 갈등이 해소되기를 희망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대표로 참석한 이강(易剛) 인민은행 부행장은 "중국은 경제 대국이기 때문에 중ㆍ일 마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일ㆍ중 양국은 금융ㆍ경제 모두에서 강력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일본은행은 인민은행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중ㆍ일간 경제적 파급 영향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우리는 중ㆍ일 갈등이 조화롭고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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