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18일이면 우리 집 막내가 고등학교 입시(中考)를 치루는 날이다. 중국현지 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학교의 체제나 입시 제도를 잘 받아들이며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늘 고마운 마음이다. 전 학년에 단 한 명의 외국인으로 있으면서도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기름 끼 많은 학교 급식도 타박하지 않고 먹어주어서 참 기특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혼자 자라는 샤오황띠(小皇帝)여서 형제 많은 우리 막내는 오히려 그들의 상담자가 되어주기도 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 것 같다.
중 3학년이 되면서 여러 종류의 시험처리와 학교 지원서 작성 등을 엄마가 중국어가 약하다보니 자기 스스로 처리해나가야 했다.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한편 미안했지만 나름대로 홀로서기를 하며 오히려 여러 안목이 생기는 것 같았다.
딸아이의 학급은 6학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4년간이나 한 학급, 한 급우들이다. 기숙사생활을 하는 딸아이의 숙소 친구도 마찬가지로 4년간이나 같은 멤버이다. 따라서 서로들 무척 가깝고 친 형제 자매간의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번 시험 이후 각자 고등학교로 헤어지는 것을 무척이나 섭섭해 하며 북받치는 감정들을 다스리느라 애쓰는 모습이다. 담임선생님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4년 내내 한 분이 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딸아이의 담임선생님은 젊은 미혼여성인데 자기 반 아이들에게 각별한 관심과 과도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학기 중에는 집 보다는 학교에서의 생활이 더 많기에 아이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간섭하고 교정해주고 바로 잡으려는 순수한 열정이라고 생각되어졌다. 한창 사춘기인 아이들에게 쉽지 않았으나 졸업을 앞두고 선생님의 순수한 사랑을 느끼는 것 같다.
중국에서 살면서 얻게 되는 그들의 풋풋한 정겨움에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네 6,70년대 선생님들이 그러했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낯설고 물 선 이방 땅에서의 삶이고, 그 삶을 살아내기가 녹록치 않지만 사람의 순수함과 그 삶의 정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인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 中考 치룬 후 정성껏 우리음식을 준비해서 선생님에게 대접하는 것으로 작은 보답을 해야겠다.
▷ 진선정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