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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SSIS 11) |
주제: 학교
제목:학교생활은 사회의 축도
소감
초등학교 4학년부터 국제학교를 다녀서 국어 실력에 자신이 없어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참가 했었는데 장원이란 것을 전화를 통해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
두레도서관에서 봉사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꾸준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은 것이 이번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상하이에는 한국 고등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교외 활동이나 대회가 많지 않은데, 백일장이, 특히 타지에서 열린다는 것은 많은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게다가 국제학교를 다녀 한국 문화와 교류가 비교적 뜸한 학생들에게는 가끔씩 찾아오는 소중한 기회여서 더욱 뜻 깊었었다. 마지막으로 이런 좋은 기회 제공해주신 주신 두레도서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벌써 학교란 곳을 다니기 시작한지도 11년째다. 1년 반 후쯤에는 12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대학이란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게 되어서인지 요즘은 문득 나의 중, 고등학교 생활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소심해서 새로운 친구도 잘 못 사귀고, 변화에 적응이 느린 그런 아이였는데, 그 때문인지 언제나 소속감을 갈망했던 거 같다. 역설적으로 나는 초등학교 때는 반장을 줄곧 했고, 중학교 1학년이 되자마자 학생회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활동들이 나의 의문인 학교 생활의 의미에 대해 어느 정도 힌트를 준 것 같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부모님께서 구독하신 한국 신문을 읽었는데, 이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시사와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와 함께 여,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할 정도였으니, 그런데 신기한 점은 내가 우리 사회에 대해 더 알면 알수록, 또 학교 생활을 1년, 1년 더 할수록 학교와 사회의 공통점이 점점 더 많이 보이게 되었다.
나에게는 학교가 신문으로만 보던 한국 정치와 사회적 이슈가 비슷하게 일어나는, 어른들의 사회의 축소판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의미 있었던 것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간단히 우리 학생회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학생위원들은 전교 학생에 의해 20대 1의 비율로 선거를 하여 뽑힌다.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1년에 수 차례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학교에 학생들의 의사를 전하는 일로 대부분의 국제학교의 학생회와 비슷하다.
매주 회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행사를 기획해도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졸업파티의 질을 높이기 위해 티켓을 비싼 가격에 팔면, 너무 비싸서 안 가겠다고 원가를 낮춰 좀 저렴한 호텔에서 하면 수준 떨어진다는 반응이 돌아오기 일쑤다.
어떻게 보면 정치하는 분들의 고충이 이해 갈 만도 한다. 어떤 일을 하던, 어떤 정책을 내 놓건, 돌아오는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 없으니 올해 학생회장에 당선되고 난 이후에는 걱정이 더 심해졌다. 이제 우리가 무슨 일을 하던 나의 책임이 될 텐데 어떻게 하면 욕 안 먹고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까.
학교를 다니다 보면 여러 부류의 아이들을 보게 된다. 돈 많은 아이들, 잘 생기거나 예쁜 아이들, 운동을 잘 하는 아이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 음악을 잘 하는 아이들 등…….우리는 여러 다른 부류의 아이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자기의 마음에 꼭 맞는 친구들만 찾기도 한다. 어찌됐든 우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고, 각자의 이익을 위해 대립하기도 한다.
어쩔 때는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과도 마주치게 되고, 맘에 들지 않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야 하는 것이 우리의 학교 생활 아닌가? 나는 학생회에서도 있어 보고, 운동 팀에도 있어 보고, 학교에서 자선 콘서트도 열어 봤다. 학교에서 더 많이 활동하면서 깨 닿는 것은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가 10년 후쯤 사회에 나가서 겪게 될 일들의 모의 시험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사회에 나가면 일도 기획해 볼 것이고, 쓴 소리도 많이 들을 것이고, 리더쉽이 요구되는 자리에도 올라갈 것이고, 별의 별 사람을 만나볼 것이고, 새롭게 진실된 친구도 사귈 것이고, 나의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워 보기도 할 것이고, 싫은 사람들이랑 같이 일도 해 보며 맘에 들지 않는 상사 말도 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사소한 일들이 무서워서 피한다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맞이할 저 경험들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학교, 우리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하지만 질리도록 들은 단어다. 12년동안 매일 나가는 이곳의 의미는, 혹은 이곳만의 의미는 무엇일까? 공부? 공부는 학원에서도 하고, 자습도 한다. 인성교육? 우린 집에서도 부모님한테서, 또는 친지들한테 인성을 배운다.
우리는 매일같이 이곳에서 사람들과 교류의 장을 펼치고, 여러 가지 친구, 선생님에 관련된 일을 온 몸으로 느낀다. 이것이 학교 특유의 의미가 아닐까. 학교 생활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미래에 대면할 상황에 대해 배우게 되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이 학교의 의미가 아닐까.
▷이규민(SSIS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