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 공무원을 겨냥한 부정부패 척결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시진핑(習近平) 당 총서기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잇따라 부패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공산당 감찰 당국인 중앙기율검사위가 '무관용(無寬容)' 조사에 착수하면서 중국 전 지역이 사정 바람에 휩싸였다.
29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시진핑은 취임 직후 "철을 단련하려면 자기 몸이 강해야 한다" "물건은 반드시 썩고, 썩은 다음에는 벌레가 생겨나게 된다"며 부정부패 일소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어 차기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유력한 왕치산(王岐山) 상무위원,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 한정(韓正) 상하이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충칭 서기, 쑨춘란(孫春蘭) 톈진 서기, 왕둥밍(王東明) 쓰촨성 서기 등이 반(反) 부패 투쟁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은 제 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아예 당의 헌법인 당장(黨章ㆍ당헌)에 주요 영도자가 저지를 수 있는 부정부패 행위를 감시, 강화하도록 처음으로 명문화해 '성역'을 없앴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 쉬쭝헝(許宗衡) 전 선전시장 등이 형사처벌 절차를 밟고 있는 데 이어 이제는 지방 '거물급' 척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근래 중국에선 인터넷을 통해 공무원의 부정부패 사실이 돌면 당국이 바로 본격 조사에 들어가는 양상이 굳어졌다.
시진핑 취임 직후 상인에게서 10대 여성을 '성 상납' 받아온 충칭시 베이베이(北배<사람인변 대신 石 붙은 倍>)구 당 서기 레이정푸(雷政富·54) 사건이 불거지면서 중국을 달궜다. 관련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자 당 기율검사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주엔 헤이룽장성 솽청(雙城) 시의 방송국 여성 앵커를 수십 년간 성폭행해온 현지 고위급 관리인 쑨더장(孫德江)이 실명 고발돼 관심을 모았다. 여성 앵커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모친 취업을 빌미로 쑨더장이 성관계를 요구했고 임신 7개월인 상태에서도 성폭행해 결국 이혼해야 했다고 고발했다.
쑨더장은 권력을 이용해 방송국 앵커까지도 성 노리개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분이 일었다. 현지 기율검사위는 쑨더장의 부정부패 행위를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광둥성 선전시 룽강구의 난롄(南聯) 사구(社區.한국의 동<洞>에 해당하는 행정구역) 관리인 저우웨이스(周偉思)가 부동산 80건과 차량 20여 대를 포함해 20억 위안(약 3천488억 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한 사실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당 기율검사위에의해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
저우웨이스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당 기율검사위는 토호와 결탁하는 방법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저우웨이스의 부정 축재 의혹을 인터넷에 폭로한 네티즌이 구속돼 논란을 빚고 있다.
현지 공안당국은 해당 네티즌이 자신의 기업 설립 신고 때 허위 서류를 제시해 구속했다고 주장하지만, 보복성 구속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선전시 기율검사위는 저우웨이스와 현지 공안이 결탁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중국신문망은 최근 드러난 공무원 부정부패 양상은 하급 관리의 거액 축재, 자녀ㆍ내연녀 명의 이용 재산 감추기, 외국으로 재산 빼돌리기, 민생 착취형 부패로 요약된다고 정리했다.
이 매체는 인터넷이 부패 척결의 첨병으로 등장하면서 당 기율검사위, 공안ㆍ검찰 당국이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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