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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창(法窓)으로 바라본 조어도(댜오위다오, 센카쿠) 영토분쟁

[2012-11-01, 10:17:10] 상하이저널
[최정식 칼럼]
법창(法窓)으로 바라본 조어도(댜오위다오, 센카쿠) 영토분쟁
 
지난 9월 18일 일본 상하이총영사관 주변의 도로에서 수십명씩 무리를 이룬 시위대가 ‘조어도는 중국의 것(钓鱼岛是中国的)’를 외치며 일본영사관을 향해 행진하였다. 중국 경찰은 며칠 전에 이미 일본총영사관에 진입하는 도로를 바리케이드로 차단하고 경찰 인력을 배치하여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 상황이었다. 20대의 젊은 남녀가 주축을 이룬 시위대는 오성홍기를 손에 들고 선두에서 행진을 이끄는 리더의 선창에 호응하며 매우 열의에 찬 모습으로 중국에 대한 애국심을 마음껏 표출하였다. 시위대의 일본영사관 진입을 막는 중국 경찰은 시위대가 도로 한가운데에서 행진할 수 있도록 보도 가장자리에서 일렬로 늘어섰다. 중국에서 집회와 시위가 공민의 권리이자 경찰의 보호 대상이라는 것으로 전시하는 듯한 연출이었다.
 
중국 집회시위에 관한 법

잠시 중국의 집회시위에 관한 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중국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려면 사전에 공안기관에 신청하여 허가를 얻어야 한다. 예정된 시위일 5일전에 서면으로 신청하는데 신청서에는 시위의 목적, 방식, 표어, 구호, 시위자 수, 차량 수, 사용하는 응향설비의 종류와 수, 시위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 시위 장소, 시위 동선, 책임자의 성명•직업•주소를 반드시 기재되어야 한다.

신청서를 접수한 공안기관은 시위일 2일 전에 시위에 대한 허가 여부를 통지하여야 하는데, ‘헌법에서 정한 원칙에 대한 반대’, ‘국가의 통일과 주권 및 영토에 대한 위해’, ‘민족 분열 선동’, ‘공공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해 혹은 사회질서에 대한 중대한 혼란’ 등의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아마도 지난 9월 18일에 개최된 항일 시위는 이러한 신청과 허가를 모두 거친 합법적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중국 공안은 시위 책임자를 체포하여 15일 이하의 구류에 처하였을 것이다.
 
1931년 9월 18일

9월 18일은 중국인에게 치욕의 날로 기억된다. 지금으로부터 81년 전 1931년 9월 18일야밤에 지금의 심양시인 봉천 부근의 유조구에 놓여 있는 일본 소유의 남만주철도가 폭파되었다. 이 폭파사건은 훗날 일본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는데, 일본 관동군은 이를 빌미로 북대영과 동북변방군에 대한 일제 공격을 개시했다. 중국측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철수하여 마침내 일본 관동군은 심양 전지역을 점령하고 후에 일본의 위성국가인 만주제국을 세우는 발판이 되었다.
중국으로선 중일 항쟁의 15년 역사가 개시된 것이다. 만주사변으로 불리우기도 한 9. 18은 중국의 국치일로 기억되는데 일본 정부는 9월 18일을 1주일 앞두고 중국이 주권을 주장하는 조어도 지역의 3개 섬에 대하여 국유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중국의 민족적 자존심을 훼손하는 치욕으로 중국의 ‘라오바이싱’의 애국주의를 자극하였다.
 
조어도는 어떤 섬?

조어도 지역은 일본 명칭으로 센카쿠열도라 불리우고 중국 명칭으로는 조어군도라 불리운다. 이 지역은 정확하게 동중국해의 남서부에 존재하는 섬들로서 5개의 섬과 3개의 암초로 이루어져있다. 위치적으로는 오키나와로부터 서쪽으로 410㎞, 이시가키지마(石垣島)로부터 북북서 방향으로 170㎞, 대만으로부터 170㎞, 중국 대륙으로부터 330㎞의 위치에 존재한다.
사실 동중국해 망망대해에서 불쑥 솟은 암초에 지나지 않는 이 지역이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1969년 유엔아시아극동경제위원회(ECAFE)에서 해저탐사를 한 결과 이 지역을 포함한 중국해 대륙붕에 1,095억 배럴 규모의 석유 자원이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발표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중국은 1971년 조어도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였으나 1972년 미국이 오키나와를 일본에 반환하는 과정에서 센카쿠열도를 함께 귀속시키면서 일본영토로 인정되었다.
 
어느 나라가 먼저 점유했나

국제법상 무주지역의 영토를 취득하는 전통적 방식은 ‘선점’, 즉 평화적으로 다른 국가보다 앞서 점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어도 지역은 어느 나라가 먼저 점유하였는지가 큰 이슈이다. 일본은 “1885년 이후 오키나와 현 당국을 통해서 센카쿠열도의 현지조사를 실행하여 무인도뿐만 아니라 청나라를 포함한 어떠한 나라의 지배도 받지 않는 땅(無主地)임을 신중히 확인하고 청일전쟁 중이던 1895년 1월14일 현지에 표식을 건설하는 취지의 각의결정을 통해 정식으로 일본 영토(오키나와 현)로 편입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①조어도 지역은 예전부터 중국의 영토였다. 명의 시대로부터 왜구에 대한 명나라의 해상방위구역 내에 포함되는 해역으로 당시 류큐국의 일부가 아니라 중국 영토인 대만의 부속 도서였다. ②센카쿠열도는 청일전쟁을 통해 일본이 강제로 취득하였다. 당시의 청국 정부에 일본이 압력을 가해 1895년 4월 대만과 그 부속도서 전체를 양도 받는 불평등조약인 시모노세키조약을 체결하였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컨데 일본의 조어도 지역 점유가 평화적이냐 아니면 강탈이냐가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배경

그 동안 밝혀진 역사 기록에 따르면 중국이 1885년 이전부터 조어도 지역에 대해 영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다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이 취한 1895년 영토 편입 조치는 무주지에 대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중국이 영유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일방적인 영토 편입이라고 볼 여지가 더 크다. 그래서 중국의 라오바이싱의 애국주의에 대해 동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제 중국의 제2차 중일항쟁은 일본의 센카쿠열도에 대한 국유화 조치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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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 상해지사 지사장으로 2007년부터 근무 중이며 한국 본사에서는 6년간 중국업무를 담당했다. 북경어언문화대학과 화동정법대학 법률진수생 과정을 이수했으며 사법연수원의 초대 중국법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제처 동북아법제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한중법학회의 이사, 상하이총영사관 고문변호사, 코트라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 상해한국상회 자문위원, 서안한국상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중국 관련 논문으로는 「소주공업원구 법제에 관한 연구」, 통일부, 2006, 「중국의 해외투자 및 한국의 투자유치정책 연구」KOTRA, 2010, 「중국 상표관리 종합메뉴얼」특허청, 2010 등이 있다.
jschoi@jipyong.com    [최정식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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