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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성도 정저우(鄭州)에 있는 한 대학에서 수천명의 학생들이 졸업장 문제로 항의시위를 벌이면서 학교 시설과 기물을 부수는 등 대규모 폭력사태를 일으켰다고 중국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국가중점대학인 정저우대학 관할 '2급학원'인 성다(昇達)경무관리학원측이 내년부터 졸업생들에게 정저우대학의 정규졸업장 대신 그보다 격이 낮은 성다경무관리학원의 졸업장을 수여하게 되는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촉발됐다.

학교의 선전과는 달리 격이 낮은 졸업장을 받게 된데 불만을 품은 5천∼1만명의 학생들은 지난 15일밤부터 기숙사에서 항의농성을 벌이면서 물건을 기숙사 창밖으로 내던지는 등 소란을 피우다 자정을 넘긴 16일 새벽부터 폭력시위로 변질됐다.

시위 학생들은 대학 본관 앞에 모여 "정저우대학 졸업장을 달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벌이면서 가로등, 공중전화 부스, 목욕탕, 은행, 슈퍼마켓 등을 파손했다. 슈퍼마켓에서는 약탈사태까지 벌어졌고 도서관도 일부 파손됐다.

현장에는 공안경찰이 출동했으나 학생들이 돌멩이 등을 던지며 맞서는 바람에 몇차례 철수하고 결국 수천명의 공안경찰이 동원돼 물대포 등으로 시위대를 해산시켜 18일 현재 캠퍼스는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 학생이나 경찰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측이 학생모집 요강에 정저우대학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처럼 해놓았으나 내년 졸업생부터 정저우대학 이름이 아닌 성다학원 명의로만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는 학교측이 학생들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성다학원의 인터넷 웹사이트에는 학생이 소정의 수업기간을 마치고 성적이 합격점에 이르면 정저우대학 졸업장과 학위증서를 수여해 국가가 학력을 인정해 주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학생들은 학교측이 학교 봉쇄령을 내려 학생들을 교내에 잡아두고 있으며 학교 경비원들은 학교를 떠나거나 사진을 찍는 학생들을 폭력으로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2급학원'이란 = 정식 명칭은 '고교(대학) 2급학원'이고 '독립학원'으로도 불리는, 공립 대학과 민영대학의 특성을 함께 지닌 대학의 일종이다.

중국 정부가 교육대중화정책의 일환으로 1999년부터 도입한 학제로서 공립학교에 민영 시스템을 접목해 국유 민영방식으로 운영되는, 본과 '수준'의 대학이지만 정식 본과와는 차이가 있다.

주로 유명 대학과 제휴해 교육을 시킴으로써 그들 대학의 우수한 교육 및 학습 자원을 공유하게 돼 대부분의 비교적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행 규정으로는 정저우대학과 제휴한 2급학원 성다학원 졸업생들에게는 정저우대학 졸업장을 줄 수 없게 돼 있는데도 학생모집 공고에 정저우대학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해놔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정저우대학과 제휴한 2급학원은 성다학원 외에 '정저우대학 체육학원'과 시야스(西亞斯)국제공상관리학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