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하이·광저우 등 한반도 6.5배 면적 번져
ㆍ일본까지 날아가… ‘청정 공기 캔’도 등장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중동부에서 3주 가까이 계속돼온 최악의 스모그가 심해지면서 상하이·하얼빈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2003년 중국을 떨게 했던 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인 사스(SARS)보다 심각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중국신문망은 베이징을 비롯해 톈진·허베이·허난·산둥·안후이 등 중동부 143만㎢에 걸쳐 30일 스모그가 발생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이는 한반도의 6.5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30일 저녁 베이징의 가시거리는 300m에 불과했다.
스모그 현상이 번지면서 중부 청두와 남부 광저우 일대의 대기오염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부의 공기질 측정치에 따르면 6개 측정지점 중 절반가량인 51.5%의 공기오염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상하이에서는 내년 완공 예정인 ‘상하이타워’ 주변의 스모그를 화재로 오인한 주민들이 신고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극심한 스모그는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공공연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문을 열면 오염된 공기로 숨이 막히고, 문을 닫으면 (새집증후군의 원인인) 포름알데히드에 중독될 지경”이라며 “이는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위해 치른 중국의 비싼 대가”라고 성토했다. 중국 봉황망은 베이징 출신의 유명 코미디언 쑹단단이 공기오염 때문에 이민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여배우 하이칭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지난해 내내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살았고 스모그 때문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최근 수일간 호흡기 문제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약 20% 늘었다고 전했다.
청정지역의 공기를 캔에 담아 파는 중국판 ‘봉이 김선달’도 등장했다. 중국의 억만장자 겸 자선사업가인 천광뱌오는 공기 캔을 4~5위안(800~900원)에 상품화해 시장에 내놨다. 지난해 10월 초도물량을 10만캔 내놓은 그는 ‘저탄소 사회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구호를 새겨넣었다.
이와 관련, 중국공정원 소속 중난샨 원사는 “과거 사스 바이러스의 경우 다른 방으로 이동하면 예방할 수 있었지만, 대기오염은 누구도 달아날 방법이 없다”면서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사스보다 훨씬 무섭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31일 말했다. 그는 직경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PM 2.5) 농도가 ㎥당 25㎍에서 200㎍으로 늘어나면 하루 평균 사망률이 11% 높아진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기오염은 일본에서까지 확인되고 있다. 일본 남부에서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대기오염 물질이 관측됐고, 일부 지역의 경우 기준치를 넘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1일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번 대기오염의 원인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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