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인구 50년만에 첫 감소
고향 떠났던 농민공 잡으려… 지역마다 춘제 맞아 유치경쟁
24세 청년 천스룽(陳仕龍) 씨는 17세에 고향을 떠나 상하이(上海)에서 7년간 일했다. 호적은 농촌에 있지만 도시에서 노동자로 일하는 이른바 ‘농민공(農民工)’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항공편으로 고향인 구이저우(貴州) 성 싱이(興義) 시에 도착했다. 천 씨가 춘제(春節·중국 설) 때 비행기로 귀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싱이 시가 항공료의 80%를 지원해 줘서 600위안(약 10만5000원)에 표를 샀다”고 말했다.
싱이 시가 항공료를 보조한 이유는 도시로 나간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쓰촨(四川) 허난(河南) 성 등 전통적으로 주민들이 농민공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지역도 춘제를 맞아 외지에 나간 농민공을 ‘영구 귀농’시키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31일 지방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농민공 쟁탈전’이라고 묘사했다.
농민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인력 부족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후 30여 년간 고성장을 이뤘던 기반이 사라지는 것.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인구 배당 효과’가 지난해부터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 배당 효과란 생산 가능 인구의 증가로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것을 일컫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말 노동연령(15∼59세) 인구는 총 9억3727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45만 명 줄었다. 노동연령 인구 감소는 대약진 운동으로 수천만 명이 아사한 1963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1978년 시작된 산아제한(계획생육) 정책으로 젊은층이 줄어든 탓에 2010년부터 2030년까지 노동인구가 4000만 명가량 감소하는 등 인력 부족 현상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력 부족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사회과학원은 2008년까지 10% 안팎이던 연간 성장률이 2019년에는 6%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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