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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엥~~~~ 108번 종소리와 함께 간절한 소원들이 두 손 모으다!

[2013-02-25, 09:56:50]
 
 
데엥~~~~
108번 종소리와 함께 간절한 소원들이 두 손 모으다!
상하이 룽화쓰에서 춘지에를 맞으며
 
춘지에(春节)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이다. 한국의 설날과 같은 것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면 여기 상하이 사람들은 어떻게 춘지에를 보낼까?
상하이 사람들은 상하이시 중심에 위치한 룽화쓰(龙华寺)라는 절에서 향을 피우고 108번의 종소리에 소원을 빌며 새해를 맞이한다. 불교신자가 많은 중국에서 춘지에의 룽화쓰는 매년 사람들로 발디딜틈없이 북적인다.
1,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상하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사원인 룽화쓰는 242년에 손권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나라 말기에 파손됐다가 송나라 977년에 다시 복원됐다. 시간이 흘러 태평천국의 난 때 또다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지만 1875년부터 1908년에 걸쳐 재건, 현재의 룽화쓰는 1978년에 복구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 온 뒤로 춘지에에 우리 가족은 한국을 가거나 가족들과 여행을 갔다. 하지만 올해는 룽화쓰에서 중국인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춘지에를 느껴보기로 했다. 두툼한 파카를 걸치고 입김을 호호 불며 룽화쓰로 향했다. 룽화쓰에 도착하니 엄청난 인파로 꽉 막힌 도로를 질서정연하게 관리하는 교통경찰을 지나 사찰지역으로 진입하자마자 사방에 안개처럼 자욱하게 깔린 향연이 색다른 체험을 기다리는 필자를 맞이해주었다.
룽화쓰 정문 앞에는 표를 끊는 사람들, 은밀히 저가표를 권하는 호객꾼들,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 룽화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연인들, 근엄하게 서있는 공안들이 있었다. 절에 처음 발을 들여 놓으면 향을 피우는 곳이 준비돼 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불을 붙히며,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불을 나눠주며 소원을 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파를 따라 계속 안으로 들어가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중에 몇명은 동서남북을 번갈아 보며 향을 높이 들고 절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이 뜻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필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소원을 비는데는 한가지 방법만 있는것은 아니다. 향을 피우는것 말고도 청동탑도 소원을 비는데 사용된다. 소원을 빈 다음 높은 청동탑 위에 있는 조그만 구멍에 동전을 던져 집어넣거나 처마에 올리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믿음도 있다. 필자도 재미삼아 동전 몇개를 던져 보았다. 못 넣어도 떨어진 동전을 다시 줍지 않기 때문에 동전들이 흩어져 있었다. 또 일부 사람들은 빨간색 긴 종이에 새해 소망을 적어 줄에 걸어 놓기도 했다.
반짝이는 금빛 불상과 화려한 건물들에 흠뻑빠져 시간가는줄 모르게 구경을 했다. 배가 살살 고파오던 참에 엄마가 웨낸맨(越年面)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하자 모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越年面은 중국인들이 새해를 맞으며 먹는 국수이다. 국수를 먹는데는 장로불사(长老不死)한다는 의미가 곁들여져 있다. 중국인들의 가늘고 긴 국수면발처럼 오래 살고 싶다는 소망이 越年面에서 잘 보여진다. 한 외국인이 국수를 가르키며 “What is this?” 라고 물으니 어느 중국인이 “素面!” 이라고 답해 주었다. 무엇을 시킬지 고민하고 있던 필자는 그것을 듣고 사람들이 제일 많이 먹는 素面을 주문해 먹었다. 룽화쓰의 越年面은 素面이라는 이름으로 한그릇에 15위엔이면 맛볼 수 있는데 버섯으로 육수를 내고 각종 야채를 같이 끓여 쫄깃한 면발과 깊은 육수맛을 맛볼 수 있다.
국수를 한그릇씩 먹고 따뜻한 식당 안에서 대기를 하다보니 벌써 타종시간이 다가왔다. 명나라때부터 시작해 전해 내려오는 룽화쓰의 타종의식은 룽화만종(龙华晚钟)이라 불리는데 상하이팔경 중 하나일 정도로 유명하다. 새해에 룽화쓰 종루에서 타종을 하는데 108번을 친다. 108번이라는 숫자는 인간의 108가지 번뇌를 상징한다고 한다. 종을 한번씩 칠때마다 한가지의 번뇌를 종소리와 함께 날려버린다는 뜻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느긋하게 식당을 나섰더니 벌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꼭 한번 종을 쳐보고 싶었기에 부랴부랴 줄에 합류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줄이 짧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조바심에 걱정만 앞섰다. ‘이러다 108번째 종도 못치면 어떻하지?’ 하지만 줄을 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타종의식에 참가하려면 입장권 외에 별도로 318위엔을 내야 한다고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도중 드디어 새해 첫 종이 울렸다.
 “데엥~”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시끌벅적하던 룽화쓰 안은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두번째 종이 울리자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불상으로 몸을 돌려 두손을 모았다. 세번째… 네번째…다섯번째… 종이 울릴때 마다 사람들은 합장한채 머리를 숙였다. 장난을 치고 있던 필자의 동생들도 엄숙한 분위기를 인식했는지 어느샌가 침묵을 지키고 서있었다. 맑은 종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종을 쳐보겠다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였다. 그 순간만큼은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간절함이 필자에게까지 전해지는 듯 했다.
과거에는 소리와 연기에 주목하던 폭죽이 이제는 아름다운 불꽃을 즐기는 춘지에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을 돌아오는길에 보았다. 새해를 맞아 터뜨리는 요란한 폭죽소리와 형형색색의 불꽃을 보며 정말 무언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계기로 상하이사람들이 춘지에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해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데에 한걸음 더 나아가고, 중국에 대한 지식을 더 높이 쌓아 올렸다는 점이 가장 보람찼다. 내년에는 룽화쓰의 종소리와 함께 향내 나는 춘지에를 여러분들도 보내보기를 권하고 싶다! 
 
 
[상하이에듀뉴스/양근영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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