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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어미 노릇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면. . .

[2013-03-01, 21:19:07]
“방금까지도 웃으면서 콧노래 부르던 아이가 갑자기 대수롭지도 않은 일로 울음을 터뜨리고 온갖 신경질을 다 내요. 요즘은 상전을 모시고 사는 것 같아요. 기분상하지 않게 엄청 말조심하는데, 이런 어미 심정은 알고는 있는지. . . 이제 더 이상 비위 맞추는 일도 못하겠어요. 어미 노릇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에요”

사춘기로 진입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만해도 관계가 나쁘지 않았고 학교생활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털어놓기까지 했는데, 어느새 몸도 머리도 커져서 부모의 모든 언행에 대해 간섭이다 잔소리다 지적을 하지 않나, 엄마아빠는 절대 이해하지도 공감하지도 못할 거라며 서럽게 울거나 아예 말문을 닫아버리기까지 합니다. 이럴 때 대부분의 부모는 어이없어 당황스럽기도 하고 섭섭하거나 화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질 수 있을지, 어떻게 아이와 대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곤 합니다. 지금껏 잘해왔다고 자부했던 부모들도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기분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아이의 빠른 성장은 부모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겨줍니다. 이제 아이의 성장발달에 맞춰서 부모 역시 변화, 성장해야 할 때가 왔다는 신호탄입니다.
사춘기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은 지금까지 적극적인 돌봄과 챙김을 주로 했던 관리자의 역할을 내려놓고 상담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자녀의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해 오셨다면 지금부터라도 자녀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고 아이가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함께 의논하고 지지해주는 역할로 옮겨가야 합니다. 그래야 부모의 관심이 간섭으로 느껴지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과 책임감도 커질 수 있습니다. ‘내가 알아서 할께’라는 말은 그냥 믿고 지켜봐 달라는 말입니다.

공감적 대화라고 들어보셨지요?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고 이해 받고 공감 받기를 원합니다. 쌀쌀맞게 쏘아보는 우리아이의 내면에도, 손을 놓아 버리고 싶은 부모의 내면에도, 모두 서로 소통이 되기를 바라는 욕구가 숨어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소통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먼저 공감적인 대화로 손을 내밀 때 우리는 연결될 수 있습니다. 참 단순한 것 같지만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아침 “엄마는 항상 내 말을 씹더라”라면서 토라진 상태로 등교한 아이를 오후에 맞이하실 때 이렇게 얘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아침 엄마가 바쁘다고 네 말을 끝까지 들어주지 못했지? 많이 섭섭했겠다. 무슨 말이든 엄마가 잘 들어주고 존중해주기를 바랬을텐데.. 미안해”. 잠시 끊어졌던 관계를 다시 연결지어 보려는 첫걸음입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정교영(열린맘심리상담교실장, jooju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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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주대병원 정신과에서 임상심리사로 근무한 후, 아주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심리전문가로 활동했다. 2011년 상하이에 열린맘 심리상담교실을 열어 개인상담과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joojup@hanmail.net    [정교영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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