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독일월드컵 경기 가운데 G조 예선 마지막 경기 한국-스위스전은 중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이날 중계를 맡은 CCTV-5는 경기 전 2시간 가량을 할애해 한국 축구의 발전상과 붉은 악마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한국이 아시아의 무너진 자존심을 찾아줄지 관심이 모아지는 경기"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특히 태극전사와 붉은 악마들의 긴장된 표정이 전시되며 경기가 시작되자 CCTV는 "박주영이 특별히 가세한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스위스전에서 승리의지를 확고히 다진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전반 23분 스위스 필리페 센더로스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한 뒤로 잠시 스위스의 공격이 주도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중계데스크는 "한국의 중원이 불안정하며 좌측공격이 살아나고 있지 못하다"며 소리높여 지적했다. 전반 44분 박주영의 왼발슛과 45분 이천수의 슛이 골문을 빗겨가자 한숨까지 내쉬면서 "한국이 자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전반 종료 후 스튜디오 해설진은 "박주영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은데다 (그가) 옐로우카드를 받은 뒤로 조직응집력이 이완되면서 갑작스레 실점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반 후반부 10여분간 한국이 스위스를 강하게 몰아붙이다가 전반 종료를 맞은 데 대해서는 "한국이 후반전에서는 제기량을 발휘해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반에 들어서 한국이 추가실점을 당하고 프랑스마저 토고에 2-0으로 앞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데스크는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승리밖에 다른 도리가 없어졌다"며 "아직 시간이 있다. 임무가 무겁다. 흥분하지 말아야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회가 있다"고 선수들의 냉정한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의 16강 진출이 결국 좌절되자 CCTV는 "졌든 이겼든 한국이 보여준 정신력은 아시아의 긍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며 한국의 승리를 기대했던 중국 시청자들에 위로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이 비록 졌지만 한국축구는 영예와 존엄을 잃지 않았다. 누구에 비할 수 없는 투지를 보였다. 축구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팀이다"며 패배에 가려진 한국의 정신력에 경의를 보냈다.
또 이번 경기를 통해서 "한국이 2002월드컵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압박축구의 진수를 오늘 경기에서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CCTV는 이번 결과를 놓고 "한국은 경기력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스위스가 여러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단지 스위스의 풍부한 유럽리그 경험이 승리를 가져가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