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북한 식당에 대한 전례 없는 단속은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느슨하게 적용해온 각종 법규를 강력하게 이행하는 방식을 통해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관계 당국이 북중 간 특수 관계를 고려, 각종 불법·탈법 행위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다가 정부 차원의 지침이 서자 강도 높은 일제 단속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작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내용의 지시를 2∼3월 공안, 해관(세관), 금융, 변방 부대(국경 수비대) 등 전 관계 당국에 일제히 내려 보냈다.
이후 중국은 출입국, 화물 통관, 금융 등 여러 방면에서 '북한 조이기' 행보에 나섰다.
북한 식당은 북한 각 기관의 중요한 외화 벌이 창구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북한에 적지 않은 경제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 식당은 중국에만 수백개가 성업 중인 곳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베이징 왕징(望京) 일대에만 대여섯 곳이 몰려 있을 정도다.
중국의 외식업계가 날로 성장하는 분위기를 타고 최근 북한 식당은 베이징과 동북 3성은 물론 네이멍구자치구 같은 내륙을 포함한 중국 전역으로 숫자를 빠르게 늘려가는 추세다.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과 요리사들도 줄잡아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 식당은 북한의 각 기관과 중국 자본의 합작 형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 식당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북한은 요리사, 종업원 등을 대고 수입은 일정 비율로 나눠갖는 식이다.
최근에는 북한인들의 중국 진출이 늘어나면서 순수 북한 자본으로 문을 여는 북한 식당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단속에 걸린 일부 북한 식당은 적지 않은 벌금을 내야하고 위규 행위가 심각하면 영업 정지까지 당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단속을 당하지 않은 다른 북한 식당도 앞으로 중국의 각종 법규를 제대로 지키자면 인건비, 원자재 값 상승 등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므로 경영 환경 악화가 불가피해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한에 대한 각종 압박이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자국민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북한 식당의 불법 영업에 칼을 빼든 것으로 본다"며 "전례 없는 일이어서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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