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지만 10년 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중국 '사스 퇴치의 영웅'으로 알려진 중난산(鍾南山) 광저우(廣州) 호흡기질병연구소 소장은 "신종 AI 바이러스(H7N9형)의 치사율이 높지만, 환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에게서는 관련 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고 대만 왕보가 4일 전했다.
중 소장은 사람 간 전염 사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사스 사태 때는 첫 환자가 출현한 뒤 빠른 속도로 이 환자의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현상을 보였고 두 번째 환자에게서도 같은 상황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점에서 이번 신종 AI 상황은 사스 사태와 다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AI 전문가로 유명한 홍콩대학의 관이(管일<車+失>) 교수는 "H7 유형 바이러스는 과거에도 사람에게 전염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 상황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이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전염되고 나서 다시 사람에게 옮겨지면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치사율이 한층 높아진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와 직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사스의 첫 발생지로 알려진 중국에서는 2002∼2003년 5천여 명이 사스에 걸려 34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국인들은 최근 신종 AI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스 악몽'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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