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중국이 카르텔 금지를 중심으로 반(反)독점법 제정을 추진할 경우 우리 기업의 중국 내 비즈니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은종학 중국팀 부연구위원과 박현정 연구원은 26일 '중국의 반 독점법 추진이 한국기업에 주는 기회와 위협'이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들 연구자는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가 지난 7일 반독점법 초안을 원칙적으로 통과시켰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개방을 지속해가되 그에 따른 부작용을 제어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노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반독점법의 잠재적 제재 대상은 중국 중앙정부 각 부처 및 지방정부 산하 독점적 국유기업과 중국 진출 외자기업들로 예상된다"면서 "반 독점법이 국유기업 등 중국 내 행정독점을 규제하는 쪽으로 제정될 경우 보다 공정한 경쟁환경이 조성돼 한국 기업의 대중 진출기회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반독점법이 외자기업의 독과점 행위 제한에 무게중심을 두더라도 초대형 다국적기업이 우선 제재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카르텔 금지에 중점을 둔다면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은 우리 기업들의 중국 내 비즈니스도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제품가격 담합, 시장 및 고객 분할, 생산량 조율, 입찰 담합행위 등으로도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매개로 중국기업에 배타적 행위를 하거나 공세적 입장을 취할 경우 카르텔 가담으로 인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카르텔 가담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물고 임원이 구속된 사건은 우리 기업의 반독점법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면서 "중국 진출 우리 기업들은 반독점법 위반으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도록 사내 감사시스템 및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