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중국이 인수합병(M&A)의 마력에 푹 빠졌다. 경제의 쾌속성장이 M &A시장에의 참여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특히 해 외기업 인수를 추진하면서 외교관계도 돈독히 하는 1석2조의 거 래를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최대의 국유 이동통신 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은 룩셈부르크 통신회사 ‘밀리콤 인터내셔널 셀룰러’를 53억달러(약 5조원)에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차이나모바일의 밀리콤 인수안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조만간 베이징(北京)에서 발표된다 .
지금까지 중국 사상 최대의 해외기업 인수는 유전 보유사인 페트 로 카자흐스탄을 40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밀 리콤의 경우 영업중인 16개국 가운데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 두라스, 파라과이, 차드 등 5개국이 중국과 외교관계가 없는 상 태였지만, 이들 나라가 최근 중국의 실무자들에게 일제히 비자를 발급함으로써 중국은 중미지역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 하게 됐다.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국의 정부투자 기업집단 시틱(Citic) 그룹도 카자흐스탄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에너지업체 ‘ 네이션스 에너지’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틱그룹은 인수대금으로 22억달러(약 2조1000억원)를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번 인수건은 중국의 해외유전 인수 규모에서 세번째로 큰 거 래가 된다.
중국의 기업 인수합병 전략은 지난해 에너지 블랙홀로 불리는 중 국해양석유(CNOOC)가 미국의 석유기업 유노컬(Unocal)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좌절된 뒤 더욱 정교하면서도 집요하게 추진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6월 중국해양석유가 185억달러(약 17 조6000억원)에 이르는 미국 에너지회사 유노컬을 인수하려 한 것 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고, 이를 무산시킨 일이 있다.
중국(홍콩 포함)이 지난 한 해 동안 행한 M&A 규모는 세계 M&A 규모의 3.1%인 912억달러(약 86조8200억원), 건수로는 8.4%를 차 지했다. 중국의 M&A 시장은 원래 로컬기업 간 M&A, 또는 외자기 업의 로컬기업 M&A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기업의 외자 기업 M&A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반독점법(초안)’이 제정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로컬기업 간 인수합병이나 외자기업의 로컬기업 인수 등에 대해서는 엄격 한 룰을 적용하는 대신 해외기업 M&A는 꾸준히 늘려갈 것으로 전 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