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지난해 5월 중국 정부의 부동산 진정대책 실시 이후 다소 안정세 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은 최근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 선전( 深 土+川) 등 일부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또다시 과열기미를 보이 고 있다.
전체 고정자산투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과열은 곧 전반적인 경기과열과 경제적 불안정을 충동질하는 요 인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가격은 지난 4 월 이후 베이징 등지를 중심으로 줄곧 상승 기류를 타는 중이다.
선전의 경우 지난 4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14.4%나 올라 정부 의 진정 의지를 무색케 했다. 베이징시 자체 발표에 따르면 시의 주택분양가격은 올 1·4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4.8%나 상승했 다.
부동산 개발투자도 증가일로를 달리고 있다. 더구나 자체 자본이 아닌 차입에 의한 개발 재원 조달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당국의 우려가 깊다. 차입에 의한 부동산개발 투자액은 지난해 1.4분기 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지만, 올 1·4분기엔 48.5% 나 늘어났다.
올해 부동산 관련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3조2000억위안(약 384조 원)위안으로 지난 2003년의 2조1000억위원(약 252조원)에 비해 3 년 만에 52.4%나 증가했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내수가 따라가지 않음에 따라 공실률도 높게 나오고 있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분양주택 공실면적은 총 1.22억㎡로 전년 동기 대비 18.9%나 증가할 것으 로 집계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도시 지역의 공실률은 국제적 위험선인 10%를 훨씬 초과해 30%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는 ▲유동성의 과잉 공급 현상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따른 해외자금 유입 ▲재산증 식 수단으로서의 부동산 투자 인식 팽배 ▲지방정부의 업적주의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의 특단의 대책이 조만간 선보일 것으 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28일부터 대출 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지난달 29 일엔 건설부 등 9개 유관부처 합동으로 부동산담보 인정비율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아울러 외국인 및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 부 동산투자에 대해서도 제한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화왕(新華網) 등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외국자본의 부동산 투자 를 제한하겠다는 확고한 태도를 갖추고 있는 한, 외자 제한 조치 가 내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앞서 상무 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외자기업의 중국 내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 는 규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부동산 과열현상이 쉽게 사그러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중국 사회과학원 이셴롱(易憲容) 금융제도연구실장은 “최근 당국의 부동산관련 세제 강화 및 대 출규제 등의 조치만으로는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택경기 과열이 근본적으로 과잉 유동성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 만큼, 큰 폭의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절상과 같은 정책적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