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中여학생 치료중 숨져…먼저 사망한 두 학생 사인도 논란
합동조사단, 관제탑 최저안전고도경보 조사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의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은 사고 당시 중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로 치료받던 16세 중국인 여학생이 12일(현지시간) 오전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 측은 사망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유가족의 요청으로 이름이나 국적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병원의 발표 직후 현지 중국 영사관은 사망자가 중국 국적자임을 확인했다.
사망자는 여름캠프 참석차 중국 동부지역에서 미국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시아나기 사고와 관련해 현재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서 중상자 2명을 비롯해 6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스탠포드 병원에는 중상자 1명이 입원해 있으나 위중한 상태다.
지난 6일 발생한 이번 사고로 예멍위안(16·葉夢圓)과 왕린자(17·王琳佳) 등 중국인 여고생 2명이 사고 당일 숨지고 180명 이상이 부상했다.
사고 경위를 수사중인 샌프란시스코 경찰국(SFPD)은 12일 예명위안이 사고 직후 소방 구조차량에 치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두 여고생은 충돌 충격으로 여객기 꼬리가 떨어져 나갈 때 기체 밖으로 함께 떨어졌고, 이 중 예멍위안은 사고기 동체 화재 진화에 나선 소방차에 다시 치인 것으로 의심돼 SFPD가 조사를 벌여왔다.
예멍위안의 시신은 비행기 왼쪽 날개 앞쪽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예멍위안이 비행기 착륙사고 과정에서 이미 숨졌는지, 아니면 사고 직후 생존해 있다 소방차 충격으로 결국 목숨을 잃었는지는 확실치 않아 이 부분이 앞으로 조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FPD의 앨비 에스파르사 대변인은 "소방차가 최소 한 번 이상 희생자를 치고 간 것이 확실하다"며 "이제는 사망 원인 규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을 위해 기체 인근에 흰색 내연제(耐燃劑) 거품을 뿌렸고, 이 거품이 에멍위안의 몸에 묻어 눈에 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에스파르사 대변인은 설명했다.
사고 직후 구급차량 출동이 늦어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활주로 방파제 인근에서 시신이 확인된 왕린자의 사인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사 결과 왕린자는 사고 직후 일부 승무원들과 함께 누워 있었고, 인근에 있던 다른 생존자들이 구급당국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 중 한 생존자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20분째 땅바닥에 있다. 한 여성이 거의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한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의 민디 탤머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구조인력이 방파제 인근의 부상자들에게 접근했을 때 왕린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며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14분이 지날 때까지 중상자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소방당국의 설명과 배치되는 정황도 제기됐다.
현지 언론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인근에 있던 또 다른 비행기 조종사들이 사고 발생 5분 뒤 중상자가 있다는 사실을 관제탑에 알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관련 녹음기록에 따르면 당시 이륙을 위해 활주로 진입 준비를 하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747기 조종사들이 조종석에서 부상자들을 목격하고 관제탑에 무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 국토교통부는 합동 조사단이 13일 관제탑을 방문해 최저 안전고도 경보(MSAW·Minimum safe altitude warning) 기능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가 착륙할 때 적정 고도 아래로 떨어지면 경고하는 장치다.
앞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샌프란시스코공항 관제사들이 사고 항공기에 최저 안전고도와 관련해 경고한 적이 없다고 밝혀 고도 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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