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외국 유학을 선택하는 젊은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귀국해 취업할 때 별다른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는 커루이(科銳)국제인력자원회사가 최근 발표한 '2013 중국 유학생 취업 현황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중국 인력시장에서 해외유학파들이 구직의 난이도와 임금 수준 등에서 크게 차별화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29일 전했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지역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10년 귀국해 일하고 있는 해외유학파의 평균 연봉은 6만6천위안(1천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월급 3천~1만위안(54만~180만원)이 전체의 71%로 가장 많았고 1만위안 이상은 15%, 3천위안 미만은 14%로 각각 조사됐다.
영국에서 유학한 올해 22세의 리(李) 모씨는 귀국해 잡지사에 취직했지만 회사 측은 실습기간을 거쳐야 한다며 리 씨에게 1천700위안(30만원)의 월급을 주고 있다.
2010년 쓰촨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1년간 공부한 허(何) 모씨는 "귀국해 외국계 회사 등 100여곳에 원서를 냈지만 면접 통보를 준 회사는 10곳도 안 된다"면서 "그나마도 모두 떨어져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중국 공기업 산하 기구에 외자프로젝트 매니저로 취직한 리(李) 모씨는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월급이 3천600위안(65만원)으로 기대한 것보다 훨씬 적다"면서 "입사 당시 함께 뽑힌 5명이 모두 해외유학파여서 인력시장에 나를 대체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인력시장에서 넘쳐나는 해외유학파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청두의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해외유학파는 업무를 볼 때 자존심을 지나치게 내세우고 국내 대학 졸업생보다 적극성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외국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국내 기업의 이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회사인 인텔 청두지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다양한 경험과 배경, 성격을 가진 직원을 필요로 하는데 해외유학파가 특별한 강점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문은 현재 중국의 많은 가정이 외국 유학을 일종의 투자로 여기지만 취업 후 유학비용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의 사립대 대학원에 다니려면 1인당 연간 40만위안(7천200만원)가량이 필요한데 중국에서 5천위안(90만원)의 월급을 받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6년 이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쓰촨대학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해외유학파 대부분이 취업에 별다른 메리트가 없고 기업들은 지원자의 직업 능력을 중시하는 탓에 유학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면서 "외국의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국내외 취업에서 모두 현지 인재들의 협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에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1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중국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유학생 수는 해마다 20%씩 증가하고 있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국인도 크게 늘어 지난 2011년에는 전년보다 5만명이 늘어난 18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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