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분유도 리콜…수입 분유 선호는 여전
뉴질랜드산 분유의 박테리아 오염 의혹이 큰 파문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홍콩에서 문제가 된 유청단백질을 사용한 영국산 분유 제품이 자발적 리콜됐다.
영국 카우앤드게이트(Cow & Gate)는 자사의 3단계 유아성장촉진용 분유 8만2천통을 홍콩과 마카오에서 리콜한다고 5일 밝혔다.
카우앤드게이트는 박테리아 오염 의혹을 받는 뉴질랜드 폰테라사로부터 공급받은 일부 원료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홍콩식품안전센터는 유청단백질이 많은 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만큼 해당 유청단백질을 사용한 다른 제품들도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미국 제약업체 애보트사의 유아용 분유가 6일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은 애보트사의 일부 제품이 '보툴리누스균'에 오염됐을 위험이 있다면서 중국 소비자의 건강보호를 위해 관련 상품의 리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리콜을 요구한 상품은 애보트사의 1∼3세용 분유로 박테리아 오염 논란을 빚은 뉴질랜드 폰테라사가 5월2일 생산해 애보트 중국 자회사에 공급한 제품이다.
이에 대해 애보트사는 자사가 중국에서 판매한 제품 중 어떤 것도 폰테라의 오염된 유청단백질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일부 제품이 오염된 원료가 남아있던 폰테라의 생산 라인에서 포장됐다면서 예방조치로 해당 제품을 리콜해 폐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부모들은 이번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중국산 분유보다는 수입 분유를 선호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전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는 IT 전문가 막스 멍(38)은 상점에서 미국에서 생산돼 포장됐다는 한 분유를 찾고 있었다.
그는 "뉴질랜드산 분유를 사기엔 좋지 않은 때"라면서 품절된 미국산 분유가 언제 다시 들어오는지를 직원에게 물었다.
그가 찾던 분유는 3년 전 곤충 일부가 발견돼 리콜 조치됐던 상표였다. 그러나 멍 씨는 "그 사건 이후 생산과 품질 검사가 더욱 강화됐을 것"이라면서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같은 선반에 있는 더 싼 중국 상표 분유를 살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내 아들을 위해 국산 분유를 고르는 것은 싫다"면서 "이는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다.
8개월 된 딸을 둔 장슈옌 역시 "내 딸에게는 외국에 다녀온 가족이나 친구가 가져다 준 분유를 먹이고 있다"라면서 "중국에서 생산된 합작기업의 분유는 중국 상표 분유보다는 낫지만, 완전히 외국에서 만들어진 분유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장 씨는 "나는 국산 상표를 믿지 않는다"라면서 "그들은 모든 것을 감추려 하고 투명하지 않아 신뢰할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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