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민 주거 안정 차원에서 추진 중인 보장방(保障房·서민주택) 보급 사업이 건설에서부터 분배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감사원 격인 심계서(審計署)는 9일 작년 보장방을 공급받은 23만8천500 가구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에 가까운 10만8천 가구가 자격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1만1천300 가구는 두 채 이상의 보장방을 분양받거나 중복해서 임대 보조금을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서 보장방 분배 문제가 부분적으로 불거진 적은 잦았다.
그러나 이처럼 불공정한 분배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대대적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 곳이 절실히 필요한 저소득층이 아닌 관리와 그 친인척 등 특권 계층에게 보장방이 흘러가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보장방 3천만채를 지어 공급할 계획이다.
보장방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되는 '경제실용방'(經濟實用房)과 임대료가 주변보다 싼 임대주택으로 나뉜다.
아울러 심계서는 각 지방정부가 보장방 건설용으로 편성된 예산을 전용했다는 점도 밝혀냈다.
심계서는 360곳의 보장방 사업지에서 58억 위안(약 1조540억원)이 빼돌려져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 투자 등에 쓰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