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전략기술의 수준이 최고기술국인 미국에 한 발짝 가까워졌으나 급성장하는 중국의 맹추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우주·에너지자원 등 분야의 13개 기술은 중국이 앞선 것으로 평가됐고, 핵융합 기술은 중국이 우리나라와 어깨를 견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120개 국가전략기술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2년도 기술수준평가'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이 2.5년 앞섰던 한·중 기술격차는 2012년 1.9년으로 단축됐다.
한국은 중국보다 29개 기술이 3∼7년, 68개 기술이 1∼3년, 9개 기술이 1년 이하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13개 기술은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
특히 우주발사체 개발기술(7.2년), 우주감시 시스템기술(6.1년), 우주비행체 개발 및 관제운영기술(4.5년), 미래형 유인항공기술(3.8년) 등 항공우주 분야 기술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기술국인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국가전략기술은 4.7년 뒤처졌다. 이는 2010년 5.4년이었던 기술격차가 0.7년 단축된 것이다. 우리보다 앞선 유럽연합(EU),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각각 4.5년에서 3.3년으로, 3.8년에서 3.1년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120개 국가전력기술의 수준은 미국의 77.8% 수준으로 평가됐다. 2010년 95개 국가중점기술을 대상으로 한 평가결과인 76.5%보다 1.3%p 향상됐다.
최고기술국인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로 놓았을 때 5개 비교대상국(미·EU·일·중·한)의 기술 수준은 미국(100%), EU(94.5%), 일본(93.4%), 한국(77.8%), 중국(67%) 순으로 높았다.
국가전략기술 중 가장 수준이 높은 분야는 전자·정보·통신분야(82.2%)로 미국과의 기술격차도 2.9년으로 가장 작다. 하지만 항공·우주분야는 66.8%로 중국보다도 낮으며, 미국과의 기술격차도 10.4년으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120개 국가전략기술을 기술 수준에 따라 최고·선도·추격·후발·낙후 등 5개 등급으로 분류하면, 36개 기술은 선도그룹에 진입했고, 83개 기술이 추격그룹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감시시스템 기술'은 후발그룹에 들어갔다.
최고기술은 하나도 보유하지 못했다. 미국은 97개 기술이 최고그룹에 속했고, 일본은 14개, EU는 10개 기술이 최고등급을 받았다. 중국도 '한의약 효능 및 기전 규명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전략기술과 관련된 논문의 지난 10년간(2002∼2012년) 평균 점유율(세계 우수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전 세계 논문 수 대비 해당 국가의 논문 수)은 3.5%로 EU(23.5%), 미국(19.2%), 중국(16.9%), 일본(6.8%)에 밀려 5위에 그쳤다.
논문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영향력지수는 미국(1.47), EU(1.16), 일본(0.86), 한국(0.73), 중국(0.35) 순이다.
국가전략기술 관련 특허의 지난 10년간 평균 점유율은 미국(47.3%), EU(16.6%), 일본(13.2%), 한국(8.5%), 중국(1.4%) 순이고, 특허 영향력 지수는 미국(1.29), 일본(0.64), EU(0.55), 한국(0.49), 중국(0.34) 순이다.
기술수준평가는 ▲ 전자·정보·통신 ▲ 의료 ▲ 바이오 ▲ 기계·제조·공정 ▲ 에너지·자원·극한기술 ▲ 항공·우주 ▲ 환경·지구·해양 ▲ 나노·소재 ▲ 건설·교통 ▲ 재난·재해·안전 등 10대 분야를 대상으로 2년마다 수행한다.
이번 평가는 산학연 전문가 2천여명이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의 120개 국가전략기술을 대상으로 델파이조사와 논문·특허 분석을 진행했다. 평가 결과는 내년 2월 수립할 국가중점과학기술 전략로드맵 등 정책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