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분증 40위안이면 산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중국인의 신분증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
신용카드는 분실 후 신고와 함께 비밀번호를 교환하면 이전 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인 신분증은 그렇지 않다. 신분증을 분실했을 경우 신고와 함께 새 신분증을 발급받지만 잃어버린 예전 신분증은 여전히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취약점을 이용해 인터넷에서는 신분증 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불법으로 매매되는 신분증들은 은행, 신용카드 발급, 심지어 불법사기 및 돈세탁 등의 범죄에 이용되고 있어 문제가 잇다르고 있다고 지난 14일 둥광신문대(东光新闻台)는 보도했다.
분실된 신분증을 매입하여 도매로 팔고 있는 신분증 불법 판매자 왕(王)씨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신분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국 어디든 빠지지 않고 존재하는 소매치기범들의 훔친 지갑에서 나오는 신분증을 장당 20위안 가량에 매입하는 경로와 전국 대형 쓰레기장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을 매수하여 건네 받는 방법이다. 이렇게 각지에서 매입된 신분증은 인터넷 거래를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가 온갖 범죄에 도용된다.
왕씨는 신분증 10장을 기본으로 묶어 팔며 여성 신분증은 장당 40위안, 지역과 나이, 생김새 등 신분증 구매자의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10위안을 더 비싸게 받는다. 남성 신분증은 수요가 높은 편이라 60위안으로 팔린다.
기자의 조사에 따르면 왕씨의 QQ문서보관함에는 8월 한달 간 새로 확보된 분실 신분증으로만 여성 720장, 남성 800장이 들어있었다. 출생연도는 1950년대부터 80대 후반까지, 지역은 베이징에서 광시(广西)까지 다양한 지역이 확보돼 있어 구매자가 신분증의 스캔본을 보고 고르기면 하면 어떤 신분으로도 세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중국 법률에 의하면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할 경우 200위안에서 1000위안 이하의 벌금형, 혹은 10일 이하의 구류형이 내려진다. 중국 변호사 리우춘췐(刘春权)은 “신분증 도용으로 범죄자가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이익에 비해 너무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이라 토로하며 “현재로선 본인이 분실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는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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