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한 고대 인류가 약 170만년 전에 이미 도구를 만들며 살았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중국에서 발견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5일 보도했다.
중국 과학원 연구진은 베이징에서 서쪽으로 약 150㎞ 떨어진 허베이성(河北省) 산악 지대인 니헤완 분지에서 발견된 고대 유물들이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지에 발표했다.
니헤완 분지는 1972년부터 60여 곳에서 수천 점의 석기들이 발견된 지역으로 대부분 `올두바이 석기'(약 200만년 전 인류가 처음 사용한 석기군)로 불리는 격지(박편 剝片) 같은 단순한 석기들이다.
연구진은 약 40년 전부터 구석기 초기 유물들이 발견돼 온 이 유적지의 연대를 아직까지 확실히 알지 못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자르기나 긁기 등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돌칼이 발견된 니헤완 분지 내 한 곳의 유물 발굴층과 위·아래 지층을 조사했다.
이들은 지구 자기장이 수백만년에 걸쳐 수없이 뒤바뀐다는 점에 착안, 흙 표본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화됐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이 흙의 연대를 170만~160만년 전으로 밝혀냈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60만~70만년 더 오래전이다.
니헤완 분지에서 발견된 말과 코끼리 등 동물들의 화석 분석 결과는 석기가 제작될 당시 이 지역이 드문드문 숲이 흩어져 있던 초원 지대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진은 산속의 호수가 탐험에 나선 호미니드(대영장류)에게 물과 먹이를 공급하는 주요 집결지였을 것이며 동시에 주변의 산은 석기의 재료를 구하는데 안성맞춤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구석기시대 초기에 호미니드가 동아시아로 이동한 것은 아마도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의 기온이 점점 내려가고 건조해졌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여기서 약 2천500㎞ 떨어진 중국 남부 지역에서 이보다 더 오래전에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의 유물과 뼈들이 발견된 것으로 볼 때 새로 발견된 유물들은 멸종한 고대 인류가 170만~160만년 전 중국의 광대한 영역을 점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