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화홍보원 초청으로 내한…블로거 친펑과 함께 인터뷰
"중국에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의 인기가 높은 것은 자유로움 때문입니다. 그 점을 제한하면 안됩니다."
중국에서 무려 1천772만명의 웨이보 팔로워를 거느린 과학작가인 파워블로거 팡줘쯔(方舟子·본명은 팡스민·方是民)가 급성장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관련해 자유가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의 초청으로 18일 내한한 팡줘쯔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등이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을 직접 규제하는 데 반대한다"며 "중국 정부도 온라인에서 실명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려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포털사이트에서의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파워블로거들은 신중하게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무분별하게 정보를 알리면 독자가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화학박사로 중국 과학계와 학술계의 부패를 비롯해 언론계 왜곡 보도, 가짜 논문 작성 상황 등을 강하게 비판해 주목받아온 그는 "언론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이제는 내가 올리는 글을 정통 언론 매체가 활용할 정도"라며 "하지만 유언비어를 퍼트려서는 안 되고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서 자율적으로 검증해서 글을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국파워블로거 등과 함께 처음 내한한 그는 한국의 환경, 의료제도, 흡연 문화 등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내한 후에도 하루 10개씩 사진과 글을 블로그와 웨이보에 올리고 있다.
그는 "현대화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은 높은 수준에 올랐기 때문에 중국이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며 "한국은 쓰레기를 많은 항목으로 나눠 분리수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중국은 분리수거 정책을 도입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것도 재활용 여부만 구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의술인 중의학에 비판적인 그는 "중국 정부는 과학적인 서양 의술과 비과학적이며 전통적인 중의학을 통합하려 하는데 이는 잘못"이라며 "그래서 두 분야를 분리한 한국 의료제도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인터뷰에 응한 언론인 친펑(秦楓)은 홍콩위성TV 취재총감으로 웨이보 팔로워가 919만명에 달한다. 주로 사회와 정치에 대한 묵직한 글을 올린다.
한일관계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그는 19일 방문한 동북아역사재단의 독도연구소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독도체험관을 설치했다는 점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며 "독도의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 관심이 없었으나 연구소와 체험관을 들른 뒤 샌프란시스코조약에 얽힌 이야기까지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주요 근거가 대일강화조약(샌프란시스코조약)인데, 미국이 일본을 중시한 바람에 이 조약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 등을 처음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자서전도 읽었다는 그는 "한국은 전통적인 집권 체제에서 민주주의로 비교적 평화롭게 전환한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문제, 한국 문화의 해외 수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들을 포함한 파워블로거와 유력 언론인 15명은 이날 오전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도 만나 양국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번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공동 성명에서 한중 인문교류 확대를 강조했는데 파워블로거들이 이러한 교류에 역할을 해 주리라고 기대한다"며 "특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 분야에서 한중 협력이 늘어나고 있는데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KBS 글로벌한류센터, 현대자동차, 해양경찰청 등을 돌아본 뒤 24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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